[기자수첩]삼성 `제2 도전`은 계속된다

신혜선

 ‘지난해 노키아를 제치고 프랑스 휴대폰 시장에서 1위 등극’ ‘필립스와 소니를 제치고 유럽 LCD 시장 1위’

 유럽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은 이 같은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된다. 유럽 현지 기업은 물론이고 전통적으로 가전 분야 맹주로 유럽시장을 장악해온 일본 기업을 제친 이런 지표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유럽 무대에서 당당히 자리잡고 있음을 입증한다.

 지난 9일(현지시각)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독일 하노버에서 개막한 ‘세빗(CeBIT)2006’에서도 글로벌 기업의 선두주자로서 삼성전자의 위상은 재차 확인됐다. 200만 화소 카메라폰이 주류인 유럽시장에 1000만 화소 카메라폰을 출시한 것이나 먼저 마이크로소프트에 제안함으로써 탄생시킨 ‘울트라모바일PC’, 한국식 휴대이동방송단말기 상용화에 이어 유럽형·미국형 단말기를 출시하는 다원화 전략 모두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알리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런 변화의 시기에 또다른 도전에 직면했다. 디지털 컨버전스로 통하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소리없는 경쟁이 벌어지면서 삼성은 이 벽을 다시 넘어야 하는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이번 행사 중 통신 분야의 최고 관심사였던 휴대이동방송단말기나 고속하향패킷(HSDPA) 단말기만 해도 유럽을 대표하는 주요 통신사업자 부스 어디에서도 삼성전자의 제품을 진열하지 않았다. 한국이 처음 상용화한 ‘모바일와이맥스(와이브로)’에 대한 관심도 아직은 높지않음을 확인했다. 어쩌면 그동안 시장을 개척하고 지키며 그 시장의 주인이 된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평소 자신감 넘치기로 유명한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이 “하노버의 날씨처럼 비즈니스는 만만치 않다”거나 “세빗2006을 준비하면서 내년 세빗은 어떤 모습일지, 행사가 끝나면 다시 준비해야 하는 예술단의 심정”이라는 심경을 밝힌 것 역시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을 에둘러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경쟁력을 갖춰서 날씨(외부영향)에 관계없이 나가겠다. (두려움을 갖되) 마음의 패배는 갖지 않고 모바일 세계에서만큼은 ‘1등(The First)’하겠다”는 이 사장의 의지처럼 세계 시장을 향한 삼성전자의 제2 도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하노버(독일)=IT산업부·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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