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 강민 투톱 상무 드림팀 뜨나?

2006년 ‘월드컵의 해’를 맞아 오프라인 스포츠계가 꿈의 드림팀 구성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독일월드컵이 앞둔 축구계는 물론 ‘야구월드컵’으로 불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창설로 야구계 역시 박찬호·서재웅·이승엽·최희섭 등 국내외 수퍼스타를 망라한 드림팀 구성이 핫이슈다.

e스포츠계 역시 마찬가지. 특히 정부가 최근 프로게이머들에게 병역특례(병특)를 주는 것을 적극 검토, 상무팀 창설이 현실로 다가왔다. 입대를 앞둔 ‘테란의 황제’ 임요환을 축으로 한 e스포츠계 초강력 드림팀이 과연 출범할 수 있을까. e스포츠계와 팬들의 눈과 귀가 온통 국방부로 쏠리고 있다.

# 상무팀 창설 가능성 얼마나

주요 오프라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e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병특 문제는 작년부터 논란을 빚어왔다. 여권 실세이자 차기 대권주자인 정동영 당시 통일부장관이 이 문제에 대한 검토 가능성을 제기하자 찬반 양론이 뜨겁게 달아오른 것. 이에따라 “선수들에게도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혜택을 주는게 마땅하다”는 찬성론과 “기존 스포츠와 e스포츠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아직은 시기상조다”라는 부정론이 팽팽히 맞섰다.

e스포츠 병특 문제는 지속적인 병역 자원 감소와 형평성을 이유로 실무부처인 병무청을 필두로 추가 적용에 상당히 보수적이었던게 사실. 그러나, 최근엔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고 있다는게 e스포츠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이 문제의 출처가 주무부처인 국방부란 점에 주목한다.

윤광웅 국방부장관은 최근 “온라인게임 선수들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부도 올해부터 관련법(게임산업진흥법) 제정을 통해 e스포츠 육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정부 내에서 이 문제가 매우 긍정적인 쪽으로 공론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원투펀치는 황제와 몽상가?

정부가 만약 e스포츠 선수들을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시킨다면 우선 상무팀 출범이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된다. 올림픽이나 세계 선수권 입상자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주는 오프라인 스포츠와 달리 게임은 아직 명실상부한 세계 대회가 없다는 점에서 상무팀 활동으로 군복무를 대체하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미이다. e스포츠계는 오래전부터 “군복무는 프로게이머들의 무덤”이라며 상무팀 창설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프로게임 상무팀이 창설된다면, 최강의 전력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누구보다 먼저 입대가 코 앞으로 다가온 ‘테란의 황제’ 임요환이 떠오른다. 올해로 27살인 임요환은 입대 연기가 한계에 달해 상무팀이 뜰 경우 입단 1순위로 꼽힌다. 몽상가 ‘강민’도 후보로 거론된다. 20대 중반에 접어든 강민 역시 군 문제가 핫이슈로 부상한 상태다.

이럴 경우 현재 SK텔레콤 ‘T1’과 KTF ‘매직엔스’를 이끌고 있는 두 선수는 초대 상무팀의 막강 투톱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폭풍저그’ 홍진호, WCG2005우승자 이재훈 등 20대 중반으로 접어든 스타급 프로게이머들을 중심으로 팀이 결성된다면 당장 출전해도 프로리그를 석권할만한 꿈의 드림팀을 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e스포츠 재도약의 분수령

현재로선 e스포츠 병특 문제가 어떻게 결말을 맺을 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병특 문제가 e스포츠가 다시한번 도약하느냐, 아니면 주저앉느냐의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점이다. 무엇보다 게임계 주장대로 병특이 받아들여지고, 상무팀이 창설된다면 e스포츠 시장이 다시한번 꿈틀거릴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임요환의 군문제가 그 자신은 물론 e스포츠계 전체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한 e스포츠 전문가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게임은 10대후반에서 20대 초반이 전성기로 제대후에 예전 기량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런점에서 병특문제가 해결된다면 더많은 선수가 유입되고, 임요환같은 수퍼스타들이 보다 오래 활동하며 팬층을 넓히고 시장 파이를 키워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병특이 이번에도 ‘없던 일’로 된다면, 정부의 e스포츠 육성 의지 천명에도 불구, 점차 쇠락기를 걸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스타 선수층이 엷은 e스포츠계의 현실에 비춰 임요환·강민 등 일부 수퍼스타들이 입대해 선수 생명에 위기를 맞는다면 e스포츠 전체의 발전에 치명타로 작용할 것이란 얘기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다시한번 세계 만방에 한국인의 우수성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조기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론 내려져야 할 것”이라면서 “막강 상무팀 프로게임단 창설을 하루빨리 보고싶다”고 강조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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