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I 저가입찰제 이번엔 개선해야

 국내 시스템통합(SI)업체인 포스데이타의 유병창 사장이 “원가를 밑도는 저가입찰 관행은 SI산업의 기반을 흔드는 고질적인 병폐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SI업체의 자정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최근 한국SI학회가 마련한 SI 혁신포럼에 참석해 “SI업체가 대내사업에서 흑자를 내는 데 비해 대외사업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은 출혈경쟁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로 인해 10대 SI업체의 작년 경상이익률이 평균 4.7%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유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SI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저가입찰 관행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저가입찰이 얼마나 업계에 만연해 있고 ‘제살 깎아먹기식’으로 업계 경영을 어렵게 했으면 SI업체 대표가 이렇게 말했을까 싶다.

 그러나 이 발언이 앞으로 SI업계와 하도급업체 간 상생경영과 질적향상의 계기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정부와 업계는 앞으로 SI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리고 상생협력과 상생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사실 SI업계의 저가입찰은 어제 오늘 나온 말이 아니다. 그간 SI업계의 저가입찰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대두돼 왔다. SI업계 저가입찰 관행은 기업의 건전경영과 거래 기업 간 상생경영에 어긋나는 일이다.

 이런 저가입찰이 등장한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산업 태동기에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정보서비스를 조달할 목적으로 SI업체를 설립한 게 한 요인이라고 한다. 현재 국내 30대 기업 중 28곳이 SI 자회사 또는 관계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SI업체들이 기술 개발이나 외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SI업체들은 그룹 계열사라는 종속 시장을 갖고 있다. 설령 공공사업 등 외부 사업에서 사업이 부진하더라도 내부에서 이를 보전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SI업체들이 제한된 시장에서 과당경쟁으로 인한 저가입찰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안정된 수익률을 보장받지 못하고, 이는 결국 SI업체의 경영악화를 불러 올 수 있다.

 물론 최근 SI업계가 저가입찰 지양을 위해 상생을 결의하며, 외형성장에서 수익중심 경영으로 전환하는 등의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문제는 여전히 말만 앞서고 실천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제는 공정거래 관행과 상생경영 정착에 SI업체들이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SI업계는 기존의 소극적인 경영 자세에서 벗어나 업종 중심의 조직정비, 중장기 계획 점검, 특화사업의 차별화, 품질 수준 제고 등의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고객만족, 더 나아가 고객감동의 서비스에 나서야 한다. 그러자면 하도급업체와 명실상부한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하도급업체에 대한 교육·금융·시스템 지원 등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일이 SI업체 내부노력만으로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정부도 저가낙찰제로 운영되는 관급공사 납품 방식을 개선하고 입찰 심사 시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정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공기관이 발주하는 SW사업도 표준계약서와 과업내용 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기준을 마련해 SW 제값주기 여건을 조성키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SI업계의 불공정 저가입찰이 근절되지 않으면 정부가 제재를 가해야 할 것이다. SI업체들이 이번에 저가입찰 관행을 근절하지 못하면 불공정 거래의 악순환을 개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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