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퓨처로그] 사람 키우는 일, 사욕으로 채워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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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전자신문 논설실장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다. 현재의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미래 불확실성을 확실로 바꾼다. 교육자는 그래서 그에 합당하는 존중과 권위를 받는다. 현재가 썩고 병들면 미래 존재와 지속은 불능에 빠진다.

작금 어느 경영·첨단기술분야 대학원대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자니 그야말로 분통이 터진다. 지금까지 불거진 일이 사실이라면, 미래를 위한 작은 통증 쯤이 아니라 전횡으로 칭할 일이 진행중이다. 미래세대를 위해 경영과 최신 기술을 가르치고, 과학적인 도전과 배움에 몰두해야 할 학교가 개인 욕심과 친족 경영으로 썩어가고 있다. 이 학교 동문회 대표로부터 들은 상황은 가히 충격적이다.

논란에 휩싸인 학교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aSSIST)다. 이 학교는 원래 상공자원부(현 산업통상부)가 설립한 산업정책연구원(IPS)을 모태로 출발했다. 우리나라 인가된 첫 경영전문 대학원대학교이자 IPS 개설 KEMBA(Korean Executive MBA)와 옛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현 알토대)와 미국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MBA가 연계되면서 명문 경영기술대로 자리매김했다.

지금도 1100여명이 재학중이며, 산업·기업 현장에서 동문 경영자들이 왕성하게 활약중이다. 2023년 11월엔 국내 유수 대학들에 이어 인공지능(AI) 전문대학원으로 인가받아 관련 전문인력도 길러내고 있다.

화근이 심어진 것은 학교 설립 작업에서부터 깊이 관여해온 현 IPS 이사장인 조 모 서울대 명예교수가 2011년 이 학교 발전자문위원장을 맡으면서다. 당시 학교가 설립된지 10년도 안된 초기라, IPS 프로그램 통합, 국내외 저명 교수진 초빙·연계 등 역할도 분명히 있었다.

이후 국립 인천대 총장까지 지낸 조 발전위원장은 자리에 앉은지 10년이 되는 2021경년부터 학교 이사회 구성 등 주요 결정 사항을 사실상 좌지우지한다. 현 평교수·교직원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 때부터 조 위원장은 이사회에 아들과 딸 등 친인척을 등재시키려 시도하거나 이미 성사시켰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경인방송을 인수하려던 과정에서 자신과 자식들 소유 건물을 딱히 필요치도 않던 학교에 매각하려 한 것이나, 지난해 선출된 첫 동문 출신 11대 총장을 최근 전격 해임하고, 현 총장 대행 체제를 출범시킨 것 등 하나하나 비정상의 그림자가 들러붙는다.

결정적으로, 발전자문위원장은 이사장에게 필요 요청시 자문을 해주는 비상시 보직일 뿐 아니라 학교법인 정관, 이사회 규정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학교정상화 비상대책위는 조 위원장 측이 학교 이사회 구성·운영 및 학교법인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것과 총장 체제의 원상 복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학 총동문회 고위 간부는 “더 이상 학교 명예 실추와 파국을 막기 위해 소모적 싸움을 끝내고, 교육부 등 외부기관을 통한 공적 감사에 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 측은 여전히 학교 발전과 지속교육 환경을 위한 조치였다고 밝히고 있으며, 학교 구조상 자신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음을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여러 의혹과 분쟁 상태에 학교를 놓이게 한 자체가 이 학교 태생부터 공기관장, 전 국립대 총장이란 명성과 권위를 누려온 교육자로선 들어서지 말았어야할 치욕의 길이다. 결자해지하는 것으로 미래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할 것이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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