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다. 현재의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미래 불확실성을 확실로 바꾼다. 교육자는 그래서 그에 합당하는 존중과 권위를 받는다. 현재가 썩고 병들면 미래 존재와 지속은 불능에 빠진다.
작금 어느 경영·첨단기술분야 대학원대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자니 현재를 통한 미래 대비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과정의 작은 통증 쯤이 아니라, 어느 한쪽은 법적 단죄를 받을 일이 돼버렸다. 미래세대를 위해 경영과 최신 기술을 가르치고, 과학적인 도전과 배움을 제공해야할 학교가 요상한 세력타툼의 장이 돼버렸다.
논란에 휩싸인 학교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aSSIST)다. 이 학교는 원래 상공자원부(현 산업통상부)가 인가해준 산업정책연구원(IPS)을 모태로 출발했다. 우리나라 첫 경영전문 대학원대학교이자 IPS 개설 KEMBA(Korean Executive MBA)와 옛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현 알토대)와 미국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경영학석사과정(MBA)가 연계되면서 명문 경영기술대로 자리매김했다.
지금도 1100여명이 재학중이며, 산업·기업 현장에서 동문 경영자들이 왕성하게 활약중이다. 2023년 11월엔 국내 유수 대학들에 이어 인공지능(AI) 전문대학원으로 인가받아 관련 전문인력도 길러내고 있다. 곧 올해 가을학기 신입생들이 첫 수업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 학교에 지난 6월부터 평지풍파가 일어났다. 이 학교 시발점이자 씨앗인 IPS 설립부터 지금까지 IPS 이사장을 맡고 있는 조 모 aSSIST 발전자문위원장 쪽과 지난해 선임된 첫 모교 출신 총장이지만 지금은 직무배제 된 쪽간 분쟁이 터진 것이다.
전 총장을 비롯해 학교 경영 주도권을 쥔 세력의 횡령 등 부정 의혹을 들어 발전자문위원회 측이 지난 6월 총장을 직무배제키로 결정한데 대해, 전 총장 측은 부당한 이사회 의결 간섭이며 총장 축출이라며 지금까지 격렬히 맞서고 있다.
조 발전위원장의 학교법인 이사회 특정인 지명 등 의결권에 간여에 대해서도 양측 입장은 180도 다르다. 조 위원장 측은 학교 뿌리인 IPS 설립 때부터 사실상 이 학교 설립자로서 역할해왔으며, 이사회 구성도 25% 내 본인측 인사 구성이 합법적으로 가능하단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 총장 측은 이사회에 발전자문위원장 자신의 친인척을 배정하거나, 학교 정관상 규정에도 없는 발전자문위원장이 이사장 자문 역할을 넘어 학교법인 경영에 직접 간여하는 등 월권 행위를 하고 있다고 문제 삼는다.
전 총장을 비롯한 주요 교직원, 동문회 등으로 구성된 학교정상화 비상대책위는 조 위원장 측이 학교 이사회 구성·운영 및 학교법인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것과 총장 체제의 원상 복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본지에 직접 “지금도 새학기 학생 모집 등 더 이상 학교명예 손상이 없도록 지금까지 정면 대응을 자제해 왔다”며 “부정하게 학교를 권력화하고 횡령 등 탈법 행위까지 일삼은 세력들에게 감사 수용은 물론 법적 대응을 해가겠다”고 밝혔다.
이런 분쟁 앞에 늘 피해는 학교 소유권을 쥔 쪽이나, 교단에 선 쪽이 아닌 오롯이 배우러 온 학생들에게만 돌아간다. 상황이 이렇게 되기까지 오로지 자기들이 쥔 이권이나, 기득권에만 눈이 멀었던 것 아닌가 되돌아봐야 할 일이다.
배우고,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학생들 본연의 권리를 더이상 손상시키지 말아야 한다. 더구나, 세계의 유수 대학들이 AI 대변혁에 맞서려 얼마나 처절히 싸우고 있는지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