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분야의 퀄컴을 꿈꾼다’
올해 국내에서 최고로 히트한 휴대폰 제품 가운데 하나가 소위 ‘문근영 폰’으로 불리는 ‘블루투스 폰’이다. 휴대폰에서 재생되는 MP3 파일을 무선 이어폰으로 듣다가 외부 전화가 걸려 올 경우 손을 대지 않고 어깨로 무선 이어폰의 버튼을 누름으로써 통화를 하는 광고 컨셉으로 젊은이들을 사로 잡았던 이 제품의 탄생에는 블루투스(푸른 이빨)이라는 기술이 숨어 있다.
블루투스는 2.4GHz의 고주파 대역을 이용해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통신 기술로 최근에는 고음질 음악까지 무리없이 보낼 수 있는 3Mbps 속도의 기술까지 완성됐다. 이러한 블루투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과 50%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기업이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CSR(Cambridge Silicon Radio)이다.
블루투스 칩을 생산하는 CSR은 반도체 분야에서는 변두리인 영국에서 CPU코어로 유명한 ‘ARM사’와 함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평가된다. 블루투스는 PC부터 적용되기 시작해 휴대폰, 무선이어폰, 차량, 프린터 등 기기간에 케이블 없이 데이터를 교환하는 용도로 쓰임이 확대되고 있다. CSR이 선보인 블루투스칩은 국내에서 삼성전자, 팬택 등이 휴대폰에 적용했으며 애플, 델 등 세계적인 PC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다. CSR은 특히 최근에는 무선랜과 블루투스를 하나로 합친 원칩 솔루션을 내놓는 등 블루투스 시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념으로 시장을 창출하라=이제는 누구도 블루투스의 미래를 의심하지 않지만 불과 3년전만 해도 회의론이 적지 않았다. 경쟁제품인 IrDA(무선 적외선 통신)이 이미 시장에 자리잡고 있는 데다가 휴대폰에 채택되기에는 전력소비량, 가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9년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퀘스트는 3년후인 2002년까지 디지털 휴대폰의 79%와 2억대 이상의 PC가 블루투스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2800만대의 블루투스 관련기기가 보급되는 데 그쳤다. 30달러 선에 이르던 초기 모델이 5달러 정도로 떨어져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에야 이같은 가격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격대로 낮춘 것은 CSR의 신념 덕분이었다.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진행,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가격대를 만든 것이 바로 CSR이다. CSR이 2001년 최초로 출시했던 싱글칩 블루투스 제품인 `블루코어 1`의 제품 단가는 8달러에서 10달러 사이였지만 현재 공급되는 제품은 5달러 미만이다.
CSR의 전략은 ‘최고의 성능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을 모두 구비하라=현재 CSR의 연구 인력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모든 반도체 업체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IC를 최적화하는 데는 트랜지스터를 효과적으로 배열하는 하드웨어 기술과 이를 최적으로 동작시키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접목돼야 한다. 특히 블루투스는 특정의 기능을 수행하는 일련의 프로그램이 상호 연결되는 스택이라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CSR 무선 솔루션에 소프트웨어 컨텐츠를 증가시키고, 고객들이 풍부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CSR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제품에 소프트웨어 컨텐츠를 확대시켜 무선 솔루션의 유연성 및 견고함을 증대시킨다는 전략이다. 300여 명의 최상급 엔지니어가 모여있는 CSR 캠브리지 연구 개발 센터는 새로운 기술 아이디어를 현실화시켜 전세계적인 성장 신화를 낳고 있는 산실이다. CSR은 싱글칩, RF 및 소프트웨어 설계 전문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무선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해 무선 싱글 칩 분야의 ‘원조’가 되기 위해 전력 투구하고 있다.
◇기술을 통합하라=CSR은 블루투스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무선랜 기술인 와이파이로 눈을 돌리고 있다. CSR은 성공적인 블루투스 기술 및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802.11a/b/g에 기반한 최초의 싱글 칩 유니파이(UniFi)를 출시하면서 휴대폰을 비롯한 무선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무선랜과 블루투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 제품이 탄생하게 된다. 결국 무선기술의 통합은 소형화된 휴대폰이나 휴대단말기에서는 커다란 무기로 작용하게 된다. CSR은 더 나아가 초광대역통신(UWB) 기술까지 확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존 허지슨 CSR CEO는 “현재 블루투스 관련 업체 모임인 블루투스SIG에서 초광대역근거리통신(UWB)과 블루투스 간의 연계작업이 진행중이며 이것이 완료되는 오는 2007년 초에는 200Mbps를 지원하는 블루투스 칩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 분야의 최고 기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장점을 바탕으로 연계기술을 통합하는 노력이 오늘의 CSR을 탄생시킨 비결인 셈이다.
◆CSR는 어떤 회사인가.
영국 케임브리지에 소재한 CSR은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포함한 세계적인 싱글 칩 무선 디바이스 공급업체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98년에 설립됐으며 캠브리지에서 무선통신 기술 및 소트프웨어를 개발하는 엔지니어들이 모태가 됐다. 이후 벤처캐피탈 3개 업체가 이를 바탕으로 CSR을 설립했고 영국의 반도체 기업인 ARM, 그리고 컴팩·인텔·소니·필립스 등 내노라 하는 세계 거대 IT 기업이 지분에 참여했다. CSR은 자사의 독자적인 블루투스 기술인 블루코어에 기반한 첨단 블루투스 솔루션과 802.11a/b/g에 기반한 UniFi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CSR의 블루코어는 2.4 GHz 무선, 베이스밴드 및 마이크로 콘트롤러를 완벽하게 통합시킨 블루투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CSR은 현재 2004년 말에 승인된 블루투스 EDR (Enhanced Data Rate) 표준을 지원하는 블루코어 4를 대량 선적하고 있다. 블루코어는 전세계 45%의 블루투스 제품에 탑재되어 있으며, 블루투스 웹사이트에 수록된 60% 이상의 블루투스 인증 제품 및 모듈에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CSR은 블루투스 시장 모든 분야에서 1위의 공급 업체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CSR은 성공적인 블루투스 기술 및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802.11a/b/g에 기반한 최초의 싱글 칩 UniFi를 출시하면서 휴대폰을 비롯한 무선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CSR은 2005년 3월에 오디오 음질 향상 기술을 보유한 클래리티 테크놀로지스(Clarity Technologies)를 인수했으며 2005년 8월에 유비네틱스(UbiNetics)의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부문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4년 영국 런던 증시에 등록했으며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2억 5300만 달러의 매출과 587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놀라운 성장으로 지난해에는 딜로이트 컨설팅이 선정한 유럽지역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한 50대 기업에 포함됐다. 지난해 출하한 블루투스 칩은 5000만 개, 고객사는 450여 개에 이른다.
CSR은 미국 텍사스와 디트로이트, 일본, 한국, 대만, 중국과 인도, 프랑스와 덴마크, 스웨덴에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뷰-존 허지슨 CEO
“CSR은 훌륭한 엔지니어를 보유한 데다가 초기부터 블루투스 기술을 연구해온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또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로 블루투스 기술을 채택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는 가장 좋은 파트너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세계 블루투스 칩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CSR의 최고 경영자(CEO) 존 호지슨 사장은 CSR의 성공 비결에 대해 ‘좋은 엔니지어’를 첫째 항목으로 들었다. 특히 블루투스 분야에 오랜 경험을 구비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확보는 경쟁사들이 쫒아오기 힘든 CSR의 핵심 자산이다.
허지슨 사장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대의 대형 휴대폰 업체 등이 주요 고객이며 한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하고 “첨단 제품을 이들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등 고객사들이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블루투스 미래에 대해 오는 2007년에는 동영상까지 무선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블루투스 관련 업체 모임인 블루투스SIG에서 초광대역근거리통신(UWB)과 블루투스 간의 연계작업이 진행중이며 이것이 완료되는 오는 2007년 초에는 200Mbps를 지원하는 블루투스 칩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CSR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블루투스 시장이 매년 100%씩 성장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개발된 근거리 통신중에 가장 안정적이고 검증받은 솔루션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헤드세트, 휴대폰 뿐 아니라 자동차 등 각종 애플리케이션용 근거리 통신 부분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지슨 사장은 “CSR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기에 내놓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최근에 유비네틱스 인수로 UMTS 등 3세대 휴대폰용 블루투스를 위한 솔루션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적시에 좋은 근거리 통신 솔루션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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