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위메이드 ‘창천’ 총괄팀장 박정수

‘미르의 전설 2’ 이후 위메이드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차기작 ‘창천’. 빠르고 경쾌한 액션을 표방하며 기존의 온라인 게임들과 현저히 다른 기획으로 개발 중인 작품이다.

그리고 박정수(31) 팀장은 그 한 가운데 서 있는 인물이다. 그는 유저들에게 재미있는 게임을 선사하기 위해 우선 자신부터 즐거워야 한다며 항상 웃음을 띠고 있는 애니메이터 출신의 개발자다. 박 팀장은 ‘만화같은 게임’을 위해 오늘도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박 팀장은 사실상 위메이드의 창립 멤버다. 그가 2000년 7월에 입사했으니 위메이드 설립하고 불과 반년도 채 되지 않는 시점에서 합류한 것이다. 처음에는 ‘미르의 전설 2’ 캐릭터 디자인을 도맡아 했고 2003년부터 차기작 기획에 착수해 작년부터 본격적인 게임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 사실상 창립 멤버

“처음 위메이드에 왔을 때는 모두 25명이었어요. 지금은 250명으로 식구가 불어났죠. 딱 10배입니다. 입사할 때부터 회사와 함께 성장하려고 마음먹었어요.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박관호 사장의 마인드에 감동했다는 그는 위메이드에 오기 전, 개발사 아발론에서 PC 패키지 게임 ‘디스펠’을 만들었다. 이 작품에 대해 그는 거론하기도 창피하다고 말했지만 당시 국내 게임의 수준을 이해한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 또 그런 과정도 없이 하늘에서 명작이 뚝 떨어진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박 팀장은 최초의 국내 PS2용 게임 ‘럼딤’ 개발에도 참여해 활동 범위를 넓혔다. 위메이드에 입사한 것은 이후의 일이다.

박 팀장은 애니메이터 출신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토토로’를 보고 한눈에 반해 자신의 손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고 싶었단다. 그래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때가 97년이다. 그 후로 일년동안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적성이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게임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 마침 그가 시각 디자인을 배울 때 3D 그래픽이 등장해 게임의 3D 작업에 도움이 컸던 것도 업종전환의 이유였다.

# 빠르고 화끈한 액션이 좋아

“전 액션을 좋아합니다. 화끈하고 격렬한 그런 느낌이죠. 애니메이션도 그런 장르만 좋아합니다. 게임도 ‘진삼국무쌍’ 같은 작품에 깊이 빠졌어요. ‘창천’은 저의 취향이 많이 반영될 것입니다.”

현재 그가 총 지휘하고 있는 ‘창천’은 온라인 게임이지만 대규모 스케일의 전투가 주축이 될 것이라고 한다. 콘솔 게임에서나 가능했던 액션과 화려함을 선보이고 싶은 것이 그의 욕심이다. 지금의 개발 환경은 PC 사양에 제한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제대로 된 액션 구현이 힘들다. ‘창천’으로 이를 완성하고 싶지만 여전히 한계가 크다. 궁극적으로는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액션을 게임에서 선보일 수 있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리고 그 선봉장은 당연히 자신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점토 공예가 취미에요. 보통 다른 개발자들은 게임만이 인생이고 피규어나 만화에 중독돼 있잖아요? 특별한 취미가 별도로 없죠. 그런데 전 어쩌다 보니 10년 동안 취미 생활로 흙을 만지고 있지요.”

게임만 좋아하고 다른 것에는 일채 관심도 없을 듯 했지만 의외로 지점토 공예가 취미였다. 그가 지점토 공예를 시작한 것은 군대에서. 군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했는데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한다. 그래서 흙을 만지게 됐고 그것이 지금도 이어져 머리를 맑게 만드는 취미가 됐다. 박 팀장의 말에 따르면 선물용으로 아주 그만이라고.

# 자신이 먼저 즐겨야 게임이 재밌다

그는 게임 개발이란 유저에게 재미를 선사해야 하기 때문에 재밌는 상상을 끊임없이 해야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친구들이 자신의 직업을 부러워하는 이유도 항상 즐거운 일을 찾아 다니기에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창의적인 게임 개발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재밌는 놀이를 경험해야 남들이 어떤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신의 팀원들에게도 그러한 점을 주지시킨다며 인터뷰 시작후 처음으로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개발자라면, 처음 가졌던 열정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안주하려는 경향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팀장이 되죠. 오늘 놀면 내일은 뛰어야 하고 하루 쉬면 자신은 모르지만 유저들은 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마지막 한 마디에 묵직한 힘이 실렸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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