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혜
19∼20일 이틀간 일본 하코다테에서 열렸던 한·일 전자상거래 정책협의회 및 워크숍이 정부 간 합의문 도출로 막을 내렸다. 민간 주도의 한·일 RFID 정보교류회 구성을 합의한 것이나 전자부품 B2B 분야에서 양국 간 거래시스템을 연동해 실질적인 비즈니스를 창출키로 한 것은 긍정적이다. 또 우리나라가 다소 앞서 있는 전자상거래 법률 시행부문에서는 일본 측에서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많이 배워갔다고 하니 좋은 모양새로 끝을 맺었다.
2000년 이후 정부 간 정책협의회는 8번, 민간 워크숍은 13번이나 열렸고 이 행사를 위해 실무진이 숱하게 만나 회의하고 코드를 맞추었으니 적어도 전자상거래 부문에서는 두 나라가 상당히 가까워진 것 같다. 행사 전날인 18일에 열린 환영 리셉션에서도 친구, 형제 이런 용어들을 써가며 친근감을 표시하고 환한 웃음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교류가 이래서 좋은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흐뭇한 마음 한편에 약간의 아쉬움도 남는다. 이번에 합의한 RFID 정보교류위는 지난해 10월 7차 정책협의회에서 합의한 사항이었으나 1년이 지나 실행됐다. 산자부에서 RFID와 같은 수준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e러닝 분야는 아예 의제로 다뤄지지도 않았다. 괜히 우리만 떠든 모양새가 됐다.
더욱이 민간 워크숍에는 민간인이 보이지 않았다. 발표자 수와 청중 수가 같았으며 기자가 유일한 외부 민간인일 정도로 전자상거래에 관심 있는 민간인의 참여가 없었다. 물론 일본 북쪽 홋카이도의 작은 도시인 하코다테까지 찾아올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 활기 넘치는 민간 워크숍을 기대하고 참석했던 기자에겐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국가 간 교류는 어렵다. 따라서 친분을 쌓고 우호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교류의 진정한 목적은 서로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를 위해 애쓴 분들에게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내년 속초에서 열릴 행사에서는 더욱 많은 민간인이 참여하고 우리 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풍부한 내용으로 준비해주길 당부하고 싶다.
하코다테(일본)=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