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에 디자인을 입힌다’
지난 13일 문을 연 홍익대학교 PACE센터에는 인체 공학적인 디자인으로 무장한 자동차를 설계하기 위한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학생들은 저마다 자동차 프라모델을 분해, 이를 컴퓨터로 재구성하는 이른바 ‘3D 캐드 모델’ 제작에 한창이었다. ‘3D 캐드 모델’은 실제 자동차를 제작하기 전, 웹상에서 모든 설계 작업을 할 수 있게 하는 과정으로 이를 통하면 오프라인 제작에서 있을 수 있는 설계상 착오를 완벽히 방지할 수 있다. 즉 볼트·너트 사이즈에서부터 자동차 어느 부분이 힘을 많이 받는지 등 실제 설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오류를 웹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GM대우·현대자동차 등 대부분 자동차 제조 회사들은 이를 사용해 자동차 설계에 나서고 있지만 기계공학과가 있는 100여 개 국내 대학 중 이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학교는 10여 곳에 불과하다. 이 과정에 필수적인 ‘NX3’, ‘나스트란’과 같은 솔루션이 고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익대학교는 지난주부터 PACE센터에서 3D캐드 모델링 뿐만 아니라 3차원 프레임 해석 등 다양한 실무 중심의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런 교육의 배경에서는 ‘PACE프로그램’이 있다. ‘PACE(Partners for the Advancement of Collaborative Engineering Education)’는 미국의 디자인과 설계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대기업들이 참여하는 국제산학협력 지원프로그램이다. 홍익대는 세계에서 34번째, 아시아에서는 중국 상하이 교통대학에 이어 두 번째로 PACE의 지원을 받는 대학으로 선정됐다. 특히 이 과정에 국내 4개 대학이 경합을 벌였으나, 커리큘럼과 교수 구성이 우수한 홍익대가 최종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PACE센터장을 맡고 있는 임현준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는 “PACE센터가 개소된 뒤 기존 오프라인 중심 교육에서 온라인 중심 교육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면서 학생들의 과정상 시행착오가 줄었다”며 “이와 함께 기계공학과와 산업디자인과 등 다양한 학과간 공동 프로젝트가 가능해져 시너지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PACE센터에는 GM, 선마이크로시스템즈, EDS, 알리아스 등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많은 현물과 장비를 지원해 실무형 인재를 길려 내는데 일조하고 있다. 실제 GM대우는 개소식 날 PACE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에게 입사시 가산점 부여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기업에서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홍익대는 워크스테이션 등 기본 장비 뿐만 아니라 3D 캐드 솔루션으로 제작된 디자인을 단 3분여 만에 실제 오프라인 모형으로 만들 수 있는 ‘쾌속조형기(RP)’ 등 실무 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기기를 구비하고 실무 교육에 나서고 있다. 홍익대는 올 연말까지 실제 사물을 3차원으로 프린팅 할 수 있는 ‘3차원 3D스캐너’ 등을 추가 구매해 완벽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임 교수는 “현재는 자동차 디자인 교육을 중심으로 하지만 향후 전자 제품 등 디자인과 기계 설계 구조가 조합된 모든 영역에 적합한 실무 교육이 목표”라며 “이에 PACE센터는 기계공학과 뿐만 아니라 산업공학과 재료공학과 등 거의 모든 공대 학생들의 교육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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