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함께 나누는 작은 행복

살맛 나는 일터를 만드는 것은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다. 말 한마디 같은 지극히 사소해 보이는 것 하나 때문에 일하고 싶은 직장이 되기도 하고 떠나고 싶은 직장이 되기도 한다. 객관적인 상황이 좋지 않을 때일수록 동료를 챙겨주는 따뜻한 배려가 더욱 절실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사회 전반에 불안감이 널리 퍼져 있다. 불안감은 사기를 저하시키고, 이것이 다시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작은 행복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말 한마디야말로 경기침체를 벗어나는 한 방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달이었다. 부장님을 비롯해 모든 부서원이 내 생일을 맞아 깜짝파티를 열어 준 적이 있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데다 몸살 기운 때문에 출근조차 힘든 날이었다. 간신히 하루를 보내고 퇴근 시간을 기다리던 때였다. 부장님이 갑자기 부르더니 우편물을 운송하는 직원과 함께 우체국에 다녀오란다. 동료직원에게 대신 가달라고 부탁했지만, 매정하게 나몰라라했다. 지난 번 업계 동향 보고서를 사장님께 보고한 일이 떠올랐다. 늘 부장님 본인이 하던 일인데 굳이 나에게 시켜 진땀나게 한 적이 있었다. 나한테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 건 아닌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회사로 돌아와서야 알았다. 실내가 소등돼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순간, 갑자기 생일 축하곡과 함께 폭죽, 환호성이 터지는 것이었다. 부장님이 각본을 쓰고 모든 부서원이 하나가 돼서 깜짝파티를 준비한 것이었다. 정말 눈물이 핑 돌았다.

 더 중요한 사실 한 가지도 알게 됐다. 그날 이벤트도 부장님 기획이거니와 지난 번 보고서 사건도 부장님이 대리급 사원에게는 흔치 않은, 일종의 기회를 주신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물론이거니와 동료직원들도 이런 깜짝파티를 준비하면서 동료애를 끈끈하게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경기가 좋지 않아 모든 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터라, 직원들 간의 훈훈한 인심이 사라져 간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동료직원들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를 느끼고 오늘 하루도 힘든 줄 모르고 열심히 달리고 또 달린다.

 조수영 오토닉스 영업부 대리 cho5074@autoni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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