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 단말제조사 등이 모바일 SW 개발 용역시 적용하는 인건비, 기술료 등의 산정 기준이 지나치게 낮아 모바일 솔루션업계의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솔루션업계에서는 대기업들이 SW 용역단가를 산정할 때 2∼3년 전의 인건비 기준을 적용하는가 하면 재경비·기술료 등의 항목도 지나치게 낮게 산정, 현실적인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개발기간 산정, 추가 개발에 대한 보상 등에도 인색해 실제 솔루션업체가 받는 용역 대가가 업계 예상치의 50% 수준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통사나 단말제조사들이 라이선스를 통한 기술 도입 자체를 꺼리는 데다 용역 대가조차 턱없이 낮게 산정하는 관행이 굳어짐에 따라 국내 SW 개발사들의 자생 기반이 갈수록 악화된다는 지적이다.
◇고무줄 같은 노임 기준=모바일 업계에서는 용역 대가를 산정할 때 노임을 가장 대표적 기준으로 적용한다. 재경비·기술료 등도 인건비 산정액에 따라 연동시키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매년 말 발표하는 SW 기술자 등급별 노임단가. 이 기준은 통계청의 승인을 얻어 조사하는 것으로 기술사에서부터 초급기능사까지 8단계로 구분된다. 올해 적용될 기준은 특급기술자의 경우 연보수 1억5000만원, 초급기술자 6400만원 수준으로 비교적 현실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통사나 제조사들은 용역 대가 산정시 2005년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용을 줄이기 위해 2003년이나 2002년 기준을 잣대로 들이댄다. 매년 10∼20% 인건비가 상승한 것을 감안할 때, 그만큼 SW 개발사가 받는 용역 대가가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계 보편적 기준이 있어도 이를 준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보수 50% 수준 불과=용역 대가 산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인건비뿐만이 아니다. 재경비나 기술료를 낮추는 사례도 허다하다. 서비스 일정을 핑계로 개발기간을 무리하게 단축시키는 것도 흔한 방식. 전체 업무량이 줄지 않은 채 기간만 단축하기 때문에 솔루션업체는 야근이나 휴일근무로 인한 비용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또 개발과정에서 추가업무가 발생해도 이를 용역 대가에 반영시키는 일도 드물다.
업계의 관계자는 “9개월간 인력을 투입해도 실제 용역 대가로는 6개월 정도의 인건비를 받는 것이 현실”이라며 “인건비 산정에서부터 재경비, 기술료 삭감, 개발기간 단축 등 여러 사유가 합쳐져 실제 SW 개발사가 받는 것은 당초 예상 금액의 50%에도 못 미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SW 없인 모바일 강국도 없다=국내 모바일 솔루션업체 중 이통사나 단말제조사로부터 라이선스 도입에 따른 기술료를 받는 곳은 손에 꼽는다. 대기업들이 SW 개발사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라이선스 형태의 기술 도입 자체를 꺼리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대다수 솔루션업체는 매출 유지를 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용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용역 대가 산정 기준이 현실과 괴리를 보임에 따라 국내 모바일 SW업계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속속 제기된다.
첨단서비스를 선보이는 이통사와 세계 시장을 리드하는 휴대폰 제조사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세계적 모바일SW 개발사가 아직까지 하나도 배출되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주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W업체들이 경쟁력을 잃게 되면 결국 외산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이통사나 제조사 모두 궁극적으로 비용이 증가될 것”이라며 “대기업들이 솔루션 개발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모바일 강국이 되는 것도 요원한 과제로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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