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노텔 통신장비 합작법인 설립
LG전자와 북미 최대 통신장비업체 노텔네트웍스가 통신장비ㆍ네트워킹 솔루션 분야에서 공동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합작법인 설립 본계약을 17일 체결했다. 두 회사가 지난 1월24일 합작법인 설립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지 만 7개월만의 일이다.
이날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본계약엔 지난 MOU 교환 때와 마찬가지로 LG전자 김쌍수 부회장과 캐나다에 본사를 둔 노텔네트웍스의 빌 오웬스 부회장이 직접 참석해 서명했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 따라 LG전자의 네트워크 사업부문과 노텔의 유통 및 서비스 사업부문을 통합, 오는 10월께 합작법인 ‘LG-노텔(가칭)’을 출범할 예정이다. 이로써 올해 초 MOU 교환 후 지루하게 시간을 끌어오며 결렬설까지 만들어냈던 합작사 설립작업은 일단락됐다.
LG전자는 자본금 3000억원 규모인 이 합작법인에 부동산 및 생산관련 부문을 제외한 네트워크 사업부의 자산 및 인력을 출자한다. 이관대상 자산의 가치는 약 29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합작법인의 인원 규모는 LG전자의 네트워크사업부 1000여명을 포함해 총 1200∼1500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합작법인 출자를 통해 50%-1주의 지분을 확보하는 동시에 노텔로부터 현금 1억4500만달러를 받고, 노텔은 50%+1주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또한 LG전자는 신설 합작법인의 2년간 성과에 따라 추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관심을 끌어온 합작법인의 최고경영자(CEO)는 LG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이재령 부사장으로 내정됐다. 최고운영책임자(COO)엔 노텔의 폴 하우스가 선임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LG전자가,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노텔이 선임키로 해 힘의 균형을 맞췄다. 5명으로 구성될 이사회는 노텔측이 의장을 맡게 될 피터 맥키넌 무선통신부문 사장을 포함해 3명을, LG전자는 2명을 지명한다.
영업 및 지원부서가 포함된 본사는 서울 강남 GS타워로 정해졌다. 또 R&D 부문은 LG전자 안양연구소, 생산관리는 청주공장에서 맡게 되며 네트워크 장비 및 3세대 시스템 등에 대한 생산은 LG전자가 외주형식으로 담당하게 된다.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은 "합작법인은 LG전자가 보유한 첨단이동통신 부문의 앞선 개발능력과 노텔의 세계적인 입지를 결합함으로써 통신장비 시장에서 선두 업체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는 차세대 이동통신 장비 분야의 표준 제정은 물론 치열한 경쟁 속에서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시기를 앞당기는 등 공조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텔 오웬스 부회장은 "최고의 기술 리더인 LG전자와 함께 아시아 지역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온 노텔에 있어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양사간 막판 협상이 진통을 겪으면서 예정보다 1시간15분이나 지연된 10시45분께 시작됐다. 이와 관련해 오웬스 부회장은 "이번 합작회사 설립에 있어 큰 부분 아니지만 조인식 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 때문"이라면서 "양국간의 상이한 법률적 환경에서 조정해야 할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부회장 및 오웬스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조인식이 1시간이 넘게 지연된 이유는.
▲(오웬스) 합작사 설립에 있어 큰 부분은 아니지만 반드시 해결할 문제가 있었다. 양국의 상이한 법률 환경에서 조정해야 할 문제였고 조금전 마무리됨에 따라 완벽한 파트너십이 구축됐다고 생각한다.
-LG전자가 2년후 성과에 따라 추가금액을 받는다는 내용은 뭔가.
▲(권영수) 합작회사의 실적이 좋을 경우 지급되는 성과급이다. 일반적으로 합작사 설립시 목표를 달성하면 추가 성과급을 지급하는 ‘언아웃(earn-out)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금액을 밝힐 수 없지만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2분기에 마치려던 합작회사 설립이 지연된 이유는.
▲(오웬스) LG전자와 파트너십은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다. 지연되긴 했지만 양사 모두 중도 포기를 생각해본 적 없다. 양사의 업무가 복잡해 조율하는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걸린 것 뿐이다.
-양사가 생산할 첨단 통신장비는 무엇인가.
▲(김쌍수) 합작법인은 CDMA, WCDMA를 포함해 차세대 이동통신 장비를 다룰 것이다. LG전자는 단말기에 올인하고 노텔은 통신장비에 올인한다. 양사 파트너십은 차세대 이동통신을 포함한 새로운 사업분야에서 필요가 있을 때 협력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번 합작으로 휴대전화 출시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고 했는데.
▲(김쌍수) 예를 들어 새로운 SCDMA 시장에서 초기 기획단계부터 단말기와 장비업체가 협력하면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오웬스) 네트워크가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휴대전화와 전체 네트워크간 호환성이 중요시된다. 합작을 통해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확대될 것이다.
- 노텔이 아태지역 R&D센터 재배치 작업을 진행중인데 LG 안양연구소는 어떻게 활용하나.
▲(오웬스) 노텔은 중국, 인도, 터키, 유럽에 R&D센터를 운용중이다. 한국은 전세계 텔레콤 분야 모델국가다.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기술은 전세계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양연구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