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복구(DR)센터 구축에 나선 T 공공 사이트. 전산담당 박 과장은 원격지 백업을 위해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인 팔콘스토어의 ‘IP스토어’를 쓰기로 하고 스토리지 장비는 경쟁입찰에 붙였다. EMC의 스토리지를 쓰고 있었지만, 가상화 솔루션의 이기종 복제 기능을 이용하면 DR센터의 장비는 HDS, HP 등 다른 기종 장비를 써도 상관없다는 판단에서였다. DR센터 장비로 EMC 스토리지가 최종 선정됐지만 경쟁입찰 덕분에 제안 가격은 예상보다 낮았다.
가상화 기술이 하드웨어 공급업체(벤더) 간의 경계를 지우고 있다. 서로 다른 언어와 칩, OS 때문에 호환불능이라는 반목이 거듭됐던 하드웨어 시장에서도 이기종 통합의 시대가 열렸다. 이는 고객들에게는 ‘벤더 종속성 탈피’라는 복음의 메시지와 다름없다.
특히 스토리지 분야는 각기 다른 OS와 칩, 복잡한 아키텍처를 쓰는 서버 분야에 비해 이기종 통합이 가능한 가상화 기술이 상당 수준까지 발전해 있다.
HDS가 지난해 야심차게 발표한 ‘태그마스토어USP’를 살펴보자. 태그마스토어에 연결된 이기종 스토리지를 모두 태그마스토어로 인식한다.
김성업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팀장은“태그마스토어 USP는 최대 32페타바이트 용량의 이기종 스토리지를 하나의 가상화한 스토리지로 만든다”고 말했다.
EMC는 자사 제품을 쓰지 않아도 가상화가 가능한 솔루션을 내놓았다고 가상화 전쟁에 맞불을 놓았다. 스토리지 네트워크화에 사용하는 SAN 스위치에 가상화 기능을 탑재한 ‘인비스타’가 그 주인공.
전완택 한국EMC 상무는 “인비스타는 설령 EMC 스토리지를 쓰지 않더라도 네트워크에 연결한 모든 이기종 스토리지를 가상화해 쓸 수 있는 업계 최초의 개방형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가상화 기능이 어디에 위치해 있느냐에 따라 스토리지 가상화 방식은 첫 사례로 소개한 소프트웨어(어플라이언스)기반에서부터 서버(호스트)기반, 스토리지(어레이)기반, 네트워크기반 등 각기 다른 방식이 경쟁 중이다.
전문가와 해당업체 사이에는 어느 방식이 가장 유효한 가상화 방식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최종의 메시지는 동일하다. 이기종 스토리지 통합을 전제한 가상화 기술이 벤더 종속성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것. 가상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객은 제품 선택한 후 벤더사에 넘겨줬던 선택의 ‘권리’를 다시 되돌려받았다.
시사하는 바는 또 있다. 적과의 동침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왔다는 점이다.
HDS는 최근 태그마스토어가 EMC 시메트릭스 제품과 호환되면서 주요 업체 스토리지 제품과의 호환성을 갖추게 됐다고 의미있게 발표했다. 반면,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는 가상화 솔루션 V시리즈를 내놓았지만, 기술적인 문제 해결에도 불구하고 EMC 측이 협력을 거부해 EMC 스토리지 지원이 불투명한 상태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홍정화 넷앱 사장은 “이를 EMC의 견제라고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만정 팔콘스토어코리아 사장은 “가상화 기술은 원래 소프트웨어업체에서 출발했는데 최근에는 하드웨어 업체까지 확대되면서 경쟁 구도가 복잡해졌다”며 “서로 선택적으로 경쟁하고 협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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