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없이도 회사는 잘 나가죠"

제조는 외주업체에 맡기고 제품기획과 개발에만 집중하는 이른바 나이키식 경영으로 성장가도를 달리는 부품업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화제의 주인공은 스카이스프링앤비텔컴과 쏘닉스. 이 업체들은 연구개발과 기획, 마케팅 조직만을 갖추고 생산은 철저히 아웃소싱했다. 생산을 외주업체에 맡기는 부품업체는 많지만 큰 성과를 거두는 사례는 드물다. 제조라인을 갖추지 않고는 세트업체에 신뢰를 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스카이스프링앤비텔컴과 쏘닉스는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거나 두 배 성장을 예고하고 있어 더욱 화제다. 이 업체들은 그 회사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영역을 확보하고 있어 개발과 기획에 투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스카이스프링앤비텔컴(대표 김현)은 올 상반기 20억원에 가까운 흑자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순수 매출은 약 80억원으로 이익률이 25%에 달한다. 휴대폰 반제품을 스페인에 수출하는 이 회사는 휴대폰 디자인부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이르기까지 개발과 마케팅에만 집중했다. 이 회사에는 45명의 직원이 있지만 모두 개발과 기획·관리, 마케팅 전문이다. 제조는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했다.

 김현 사장은 16일 “스카이스프링앤비텔컴에서 생산하는 모든 휴대폰은 스페인 업체인 비텔컴에 공급해 완제품으로 나오는 것”이라면서 “매출처를 먼저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사업방식”이라고 말했다.

 쏘닉스(대표 양형국)는 지난해 매출 규모의 두 배 성장을 기대했다. 이 회사는 초창기 매출이 전무한 상태에서 지난해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쏘닉스는 표면탄성파(SAW)필터 전문업체로, 경기도 화성 본사에서는 연구개발만을 맡고 생산은 대부분 아웃소싱을 통해 해결했다. 연구에 집중한 만큼 DMB, GPS 소필터 등으로 전문영역을 확대해 갈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고속성장을 이룰 전망이다. 이 회사의 전략은 양이 작더라도 확실한 시장을 구축할 수 있는 품목을 전문으로 하는 것이다. DMB 단말기용 소필터의 경우 국내 시장의 100%를 장악했다. 소량 다품종을 생산하다 보니 생산라인을 갖는 게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양형국 사장은 “본사에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이는 제품 개발과 시제품 생산, 제품 테스트를 위한 것”이라면서 “대량 생산은 외주업체에 맡겨 다양한 제품을 양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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