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구자홍 동양시스템즈 사장(6.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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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3년 4월. 지금 몸담고 있는 동양시스템즈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금융 분야에 오랜 시간 몸담았던 나에게 동양시스템즈 대표이사를 맡게 된 것은 또 다른 도전을 의미했다. 금융 IT부문에 남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는 동양시스템즈의 IT기술과 금융부문의 생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CEO와의 만남은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쉽게 풀리지만은 않았다. 시장환경이 악화돼 SI시장은 메이저 기업들이 대부분 프로젝트를 독식하는 형태로 바뀌었고 설상가상으로 경제 자체도 침체돼 기업의 IT부문에 대한 투자는 감소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동양시스템즈도 힘겨운 2004년을 보내야 했다. 힘겨운 상황 속에서 결단의 시간이 다시 도래했다. 힘겨운 상황을 시장의 탓으로만 돌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평생 처음으로 임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하는 아픔을 겪었다.

 또 백화점식 영업으로는 메이저 기업들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는 결단을 내렸다.

 우선 강점을 가진 금융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금융솔루션’을 담당하는 조직을 신설했고 은행 등 기존에 취약했던 부분을 강화해 명실상부한 금융부문에 특화된 SI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혀나갔다. 뿐만 아니라 회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전사부문 CMMI Level 3 획득 등을 통해 품질을 강화하고 방법론 재구축 작업을 통해 기술력을 보강했다. 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유비쿼터스나 RFID 등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한편 세계적인 IT기업인 서밋, 에센티스, 알고리드믹스, TCS, 선가드 등과 제휴를 통해 세계와 손을 잡았다. 효율적인 구조로의 탈바꿈과 탄탄한 품질 수준, 앞서가는 기술력이라는 3개 축을 기반으로 2005년 들어 107억원 규모인 금융결제원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연이어 수주해 올 상반기 손익과 매출이 눈에 띄게 호조를 보임에 따라 2005년 목표 이익과 매출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한번 결단을 내리면 밀어붙여 결국에는 성취하고 마는 나의 행적을 관심 있게 본 사람들이 붙여준 별명이 있다. ‘핫블러드’와 ‘불도저’가 바로 그것이다. 핫블러드는 동양카드에 있을 때 아멕스 동남아시아 사장이 내게 붙여준 별명이다. 한번 결단을 내린 일이라면 확실하게 업무를 추진하는 스타일이라서 붙여주었다고 한다.‘불도저’라는 별명도 그런 맥락에서 불려지는 별명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내 뜻대로만 고집하진 않는다. 밀어붙이기 전에 직원들과 충분히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옳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일을 진행한다.

 결정을 내리기까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여러 각도로 생각을 정리한 후 그리고 결단을 내린 것이라면 그 이후에는 밀어 붙이는 추진력이 중요한 것이다. 인생을 돌아보며 결단의 시간들을 떠올렸을 때 그 때 내린 결정으로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

 불확실한 미래로 갈등하다가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는 젊은이들이 있다면 자신의 신념대로 결단을 내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결단을 내린 사람들, 그들이 미래를 가질 것이다.

 ceo@tysystems.com

사진: 2004년 9월 동양시스템즈 대표이사 재임시, 필자(오른쪽)와 기리자 판드 TCS 사장이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악수를 나누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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