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카트` 왕좌는 누구?

우려와 기대속에 출발했던 2005년 게임시장이 반환점을 돌았다. 한마디로 지난 상반기 게임시장은 파란의 연속이었다. 블록버스터게임이 줄줄이 첫선을 보였고, 캐주얼게임이 전문가들의 예상까지 무색케하며 ‘고공비행’을 계속했다.

초대형 인수합병(M&A)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했고, 게임계 거장들을 잡기위한 메이저업체 간의 전쟁이 불을 뿜었다. 업계 대표창구 ‘게임산업협회’는 김범수체제가 조기에 막을 내리고 김영만체제로 재출범했다. 해외에선 MS와 소니가 E3쇼에서 차세대 콘솔을 선보이며, 2차 세계대전을 예고했다. 그렇다면 하반기엔 또 어떤일들이 벌어질까?

어떤 게임, 어떤 기업, 어떤 사람이 새로운 ‘뉴스메이커’로 떠오를까?

상반기 최고의 뉴스메이커를 꼽으라면 단연 넥슨이다. 국민게임 ‘카트라이더’로 대박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넥슨은 부동의 1위 엔씨소프트의 턱밑까지 쫓아가는가하면 모바일 선발기업 엔텔리젼트를 인수하고, 창업주인 김정주사장이 11년만에 대표이사로 전면에 등장하는 등 굴직굴직한 뉴스를 쏟아냈다. 최근엔 극비 MMORPG 프로젝트 ‘제라’로 엔씨에 도전장을 내더니, 각종 표절시비에 휘말리며 곤욕을 치르고 있기도 하다.

넥슨은 하반기에도 게임뉴스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카트라이더’의 PC방 정량요금제 전환을 놓고 PC방업계와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는데다 해외에서 대형 ‘빅딜’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무성한 탓이다. 넥슨 외에도 현재 게임업계에선 초대형 프로젝트가 진행중이어서 하반기 게임시장 역시 지난 상반기에 못지않은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올 하반기 국내 게임업계의 7대 관전 포인트를 정리한다.

# 1. 캐주얼 ‘골드러시’ 다음 주자는?

‘겟앰프드’(윈디소프트)-‘카트라이더’(넥슨)-‘프리스타일’(KTH)로 이어지는 대박 캐주얼 게임의 성장세는 하반기에 다소 변화가 예상된다.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캐주얼의 특성상 오픈 1년을 훌쩍 넘긴 상황에서 머지않아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관심의 초점은 이제 차기작 중 어떤 게임이 캐주얼 대박게임의 계보를 잇느냐는 것. 의외성이 많은 캐주얼의 특성상 유동적이지만, 테니스와 야구 쪽에서 후보가 나올 것이란 얘기가 설득력있게 들린다.

테니스 부문에선 손노리의 ‘러브포티’와 엔씨소프트의 ‘스매쉬스타’가 기대작으로 분류되며, 야구에선 한빛과 CJ인터넷이 퍼블리싱하는 ‘신야구’와 ‘마구마구’가 하나 뿐인 지존자리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 2. 가속도 붙은 대기업 ‘게임판 공습’

게임이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총아로 부상하면서 대기업들의 게임시장 진입도 갈수록 노골화할 것이 자명하다. 올초 SK텔레콤이 ‘팡야’ 개발사 엔트리브소프트의 대주주인 엔테테인먼트기업 IHQ의 경영권을 사실상 장악했으며, 자체 퍼블리싱과 중견 개발사 M&A를 통한 게임시장 본격 진출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KT 역시 대형 콘텐츠 전문 펀드를 만들어 온라인게임 업체 M&A시장에 뛰어들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CJ 역시 CJ인터넷을 통해 전도유망한 개발사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며, 삼성전자도 퍼블리싱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은 또 M&A 외에 메이저 게임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3. 수술대 오른 게임산업 지원시스템

참여정부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돼온 ‘게임산업진흥법’이 다음 정기국회에서 통과가 유력시되는 등 하반기엔 게임 관련 법·제도 전반에 대대적인 정비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진흥법의 경우 문화부안에 2개의 의원입법안이 충돌하는 우여곡절끝에 통합 단일법안이 조만간 확정될 것이 확실하다.

진흥법이 제정되면, 2010년까지 중장기 비전과 장기 로드맵, 세부 액션 플랜이 설정되면서 게임산업 지원시스템이 제 면모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산업협회 최승훈 정책국장은 “진흥법 제정으로 법체계가 정비되면, 현재 난립해 있는 각 게임관련 협회들의 통합이 가속화되고, 산업과 정부가 ‘co-work’하는 형태의 산업진흥 체계가 새롭게 정립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4. 신·구 대작 MMORPG전쟁 ‘2라운드’

캐주얼게임이 바람을 넘어 태풍을 몰고왔지만, 여전히 국내 게임시장의 주류는 MMORPG다. 이런 점에서 하반기 최고의 빅카드는 ‘그라나도 에스파다’(한빛소프트) ‘썬’(웹젠) ‘제라’(넥슨) 등 차기작 빅3와 ‘리니지’(엔씨소프트) ‘뮤’(웹젠) ‘WOW’(블리자드) 등 구 3인방이 벌이는 신·구 MMORPG 전쟁이다.

지난 상반기 ‘아크로드’ ‘라스트카오스’ ‘길드워’ 등의 대공세에도 불구, 아성을 지켰던 기존 빅3가 신 MMORPG 3인방을 비롯해 하반기내에 선보일 약 20편의 RPG군단의 도전도 잘 막아낼 지 관심을 끈다. 이와함께 모든 MMORPG 개발사들의 집중 표적이된 ‘리니지2’와 ‘뮤’의 다음 버전 ‘리니지3’와 ‘뮤2’가 과연 하반기에 ‘맛뵈기’라도 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5. 콘솔, ‘X박스360시대’ 개막

지난 5월 E3쇼에서 첫선을 보여 좋은 반응을 모았던 MS의 차세대 X박스인 ‘X박스360’이 하반기에 선보이는 것도 빅뉴스다. ‘X박스360’은 동경게임쇼를 전후해 정식 출시일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워 본격 론칭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시장성이 낮아 수 개월 시차를 두고 발매될 것으로 보인다. ‘X박스360’은 MS가 소니(플레이스테이션)를 넘어 차세대 게임플랫폼을 장악하기 위해 야심차게 개발한 것으로 네트워크 플레이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 한국의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키플레이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게임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 6. ‘규제칼날’ 다시 뽑아들까

게임은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문화상품인만큼 ‘산업 진흥’과 ‘청소년 보호’라는 화두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2010년 이내에 세계 3대 게임강국 구현을 위한 산업 육성을 뒤로한 채 각종 규제의 칼날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작년에 ‘리니지2’를 시범케이스로 삼았던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다시 칼날을 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며, 이달 15일 께 새롭게 출범하는 3기 영등위 소위도 ‘등급’을 무기로 게임업계 발목잡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모든 청소년 관련 정책이 ‘청소년위원회’로 통합되면서 가칭 ‘청소년종합대책’ 차원에서 대대적인 게임 규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게임업계가 바싹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 7. 모바일시장 ‘성장모멘텀’ 찾나

본격적인 구조 재편기로 접어든 모바일 시장의 하반기 최고 화두는 제 2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묘수를 찾아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일단 분위기는 썩 나쁘지 않다. 사실상 무선망이 완전 개방돼 유통 채널이 빠르게 다변화될 것으로 보이며, 3D게임 등 대작화가 대세로 굳어져 온라인 유저들을 모바일쪽으로 유인할 수 있는 호기를 잡았다.

‘지팡’(KTF) ‘GXG’(SKT) 등 3D게임 전용폰 보급도 활기를 띠고 있어 연내에 보급량이 100만대를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가하면 이통 3사의 모바일 플랫폼이 ‘위피’로 점차 통합된 점도 긍정적으로 볼만하다. 넥슨·엔씨·CJ·그라비티 등 메이저 온라인기업들의 가세도 새 성장 모멘텀을 이루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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