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넥슨 해외서 밀월?

NHN과 넥슨이 진짜 합병할까?

그동안 루머로만 떠돌던 양사의 합병설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넥슨이 조만간 NHN의 지분 5.3%를 보유한 엠플레이를 합병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양사가 출자한 엠플레이가 넥슨에 합병될 경우 양사의 주식 스와핑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대주주의 지분구조가 취약한 NHN으로선 우호적 M&A를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셈이다.

최근 M&A전문가들 사이에는 엠플레이 합병을 계기로 양사의 일본 법인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NHN의 중국법인 롄종에 넥슨이 투자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무게를 얻고 있다.

이에 대해 양사 관계자들은 “좋은 파트너십을 위해 접촉 중일 뿐”이라며 일체의 합작 시나리오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넥슨 김정주 사장이 취임과 함께 모종의 프로젝트를 위해 장기간 중국 출장을 떠난 데 이어 NHN 김범수 사장도 일본과 중국에 장기간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양사 빅딜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원래 친분이 두터운 두 사람은 일본이나 중국에서 종종 만나 양사의 ‘끈끈한 파트너십’을 의논하곤 했기 때문이다.

양사 합병의 뇌관은 엠플레이다.

‘Q플레이(퀴즈퀴즈)’와 ‘비앤비’ 등 인기 온라인게임 개발사로 잘 알려진 엠플레이의 경우 현재 넥슨과 NHN이 각각 39%와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또 엠플레이는 NHN의 지분 5.3%를 갖고 있는 등 3개업체의 지분구조가 뒤얽혀 있다.

# NHN-넥슨 합병 현실성은 의문

이 때문에 넥슨이 엠플레이를 합병할 경우 이해진 최대주주(5.5%)에 이어 NHN의 2대 주주에 오른다. NHN 역시 엠플레이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어 넥슨의 지분 8%를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한마디로 NHN과 넥슨은 주식 스와핑을 통해 ‘피를 섞는’ 우호적 관계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증권가 일각에서는 NHN의 최대주주 지분구조가 취약한 점을 들어 이번 기회에 우호적 M&A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양사의 합병은 가능성은 있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NHN의 이해진 최대주주의 지분이 우호 지분까지 합치면 17%대에 이르는데다 양사의 게임 사업영역이 상당부분 똑같아 합병 메리트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NHN 김범수 사장도 이에 대해 종종 “개인적으로 합병 가능성을 언제든지 열어놓고 있다”면서도 “현실성은 떨어진다” 강조해왔다.

# 일본 법인 합작설 ‘모락모락’

그러나 해외에서의 합작 가능성은 국내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NHN재팬과 넥슨재팬의 합병설은 최근 M&A 전문가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NHN과 넥슨이 일본 법인 합병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며 “최근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NHN재팬과 넥슨재팬이 합병하면 매출 시너지는 물론 자스닥 상장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NHN재팬은 올 1분기 매출 110억원으로 처음으로 100억원 고지를 돌파했고, 넥슨도 ‘메이플스토리’와 ‘마비노기’의 선전으로 월 3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NHN재팬이 웹 보드게임을, 넥슨재팬이 MMORPG를 각각 일본시장에서 주력으로 내세워 사업영역이 겹치지 않는 데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건물 임대료와 인건비 등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는 점도 합병 시나리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양사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NHN 허홍 이사는 “ ‘한게임재팬’은 지난해 일본 최고 엔터테인먼트 사이트로 선정될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독보적이다. ‘한게임재팬’ 하나만으로도 일본에서 무한한 자산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고 이미 인정받고 있다”며 합병설을 부인했다.

그는 또 넥슨 역시 일본시장에서 욕심을 많이 내고 있는 터라 ‘한게임재팬’이 ‘카트라이더’ 등 넥슨의 인기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낮은 단계의 파트너십도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 중국 샨다 대항마설도 ‘무게’

일본과 더불어 중국에서 양사가 손을 잡을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NHN이 지난해 인수한 게임포털 ‘롄종’에 ‘카트라이더’와 같은 넥슨의 인기 게임을 서비스해 중국 샨다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건다는 시나리오다.

NHN입장에서는 1000억원의 거금을 투자했지만 여전히 수익성이 불투명한 ‘롄종’을 위해 강력한 ‘킬러 게임’이 필요하고, 지금까지 샨다의 게임유통망에만 의존해온 넥슨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때가 됐다는 점에서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일본법인 합작에 부정적인 NHN측도 중국시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NHN은 올 7월로 예정된 중국 최대 게임박람회 ‘차이나조이’에 ‘당신은 골프왕’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카트라이더’까지 합쳐진다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그림’이 그려질 법하다.

하지만 그동안 ‘비앤비’를 서비스해온 샨다와 끈끈한 파트너십을 형성해온 넥슨이 ‘조강지처’를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시나리오가 한국, 일본, 중국 등 국경을 넘나들며 꼬리를 무는 까닭은 무엇일까.

끊이지 않는 루머는 루머로 그칠 개연성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처럼 소문이 무성한 것은 외형적으로 엠플레이 합병에 따른 양사의 주식 스와핑 때문으로 비쳐지지만 더 중요한 내막은 양사 경영진의 끈끈한 친분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해진 NHN 최대주주와 김정주 넥슨 사장은 카이스트 시절 룸메이트로 둘도 없는 단짝이다.

엠플레이에 공동 출자한 것도 이같은 우정 때문이었다. 넥슨 김정주 사장이 최근 기업가치가 급락한 엠플레이를 굳이 합병하면서 까지 NHN의 손실을 벌충해주는 것도 우정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후문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 요즘 M&A전문가들의 눈과 귀는 온통 NHN과 넥슨에 쏠려 있다.

<장지영기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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