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신화를 창조한다](13)고페츠 에릭 베스키 사장

 ‘한국인보다 한국게임을 더 사랑하는 이방인’

 말로는 쉽게 설명이 안되는 괴짜다. 미국에서 자신만의 개발진과 경력을 쌓았음에도 홀연 짐을 싸들고 한국에 온 그가 이상하게 비춰지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

 온라인 애완동물키우기 게임 ‘고페츠(http://www.gopetslive.com)’로 우리 앞에 나타난 에릭 베스키(34) 사장은 벌써 2년째 한국에서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고 있는 ‘반 한국인’이다. 이유는 하나다. 한국 온라인게임이 너무나 앞서있고, 그 열정과 이용자들의 열기가 그를 사로 잡은 것. “PC·콘솔게임을 무수히 만들었지만 온라인게임 만한 매력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한국이 보여준 새로운 게임세계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봤습니다. 무언가 한 곳을 쫓는 개발자로서는 이 가능성이 다른 어떤 것을 받쳐도 아깝지 않은 목표가 됐습니다”

 그는 대학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미 정부가 설립한 제트프로펄션연구소(JPL)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때 화성에 인공도시 건설의 ‘꿈’을 연구했지만 정부기관의 무사안일에 좌절했다. 그리고 뛰쳐나와 만든게 TV드라마 ‘스타트렉’을 게임화한 게임 ‘스타트렉’이다.

 “게임을 잘 만들어 사람들이 많이 사주면 그 돈으로 내 프로젝트를 실천에 옮기려고 했습니다.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는 것. 그러다 한국이 여러사람이 한꺼번에 즐기는 온라인게임에 탁월한 기술을 가진 나라로 알게됐고, 그 꿈을 이루는데 한국이 좀 더 빨리 도움을 줄것이라고 믿게 됐습니다”

 몽상가 같지만 그는 진지하다. 시대의 장인이라고 지칭되는 막고야 홍동희 사장과는 막역한 사이다. 게임개발자협회 사람들과도 두루 친하다. 그래서 그는 한국에서 한국 개발자들보다 더 한국적인 개발자로 통한다.

 “미국 출신의 개발자이지만, 저는 한국의 개발 환경이 좋습니다. 콘솔게임 위주의 E3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온라인게임으로 한국인들이 다음에 무엇을 만들 것인지, 어떤 게임에 이용자들은 열광할지가 항상 저를 흥분케 합니다. 한국이 세계 온라인게임의 발상지인 것 처럼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온라인게임 국가인데, 제가 다른 나라에 가서 온라인게임을 배울 이유가 있습니까”

 그는 현재 프리 클로즈드베타서비스에 들어가 있는 ‘고페츠’를 세계적인 온라인게임으로 키울 야심에 불탄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자체에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애완동물 개념에 커뮤니티 등 다양한 한국적 소스들이 녹아들어 있다.

 “한국은 푸른 바다와 같습니다.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안을 수 있는 넓은 품을 갖고 있습니다. 온라인게임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국이 가진 이 선도력과 개발력을 잘 살린다면 다음세대 게임은 한국이 사로잡을 것입니다. 그 가능성을 믿습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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