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怪·物·傳·說! 몬스터의 유래를 찾아서](9)트롤

팬터지 세계의 몬스터 중에서 트롤만큼 멍청한 괴물이 없다. 거대한 덩치와 강한 힘을 바탕으로 높은 전투력을 지니고 있지만 지능이 떨어져 우습게 여겨진다.

하지만 트롤은 개성적인 외형과 특징으로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 등에서 유명세를 탔으며 게임과 만화에서도 두루두루 출연하는 인기 캐릭터다.

영화 ‘반지의 제왕’ 1편에서 매우 인상적인 전투 장면이 하나 있다. 프로도와 파티를 맺은 친구들이 동굴의 무덤에서 몽둥이를 든 거대한 괴물과 싸우는 장면이다. 코끼리보다 덩치가 커 여러 명의 전사들이 감당하지 못하고 주인공 프로도가 트롤의 창에 찔리고 만다.

주인공이 당하는 모습에 화가 난 파티원들은 집단 폭행을 가해 이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것에 성공한다. 넘어지는 모습도 거대한 고목이 천천히 쓰러지듯 엄청난 압박과 함께 요란한 소리가 난다. 이 괴물이 바로 트롤이다. 그리고 이 장면을 통해 일반인들은 트롤이라는 존재에 대해 어렴풋이 이해하게 됐다.

 또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에서 비밀의 방을 통해 화장실로 갑자기 나타난 대형 괴물도 바로 트롤이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묘사된 트롤이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이 소설과 영화를 통해 트롤은 다시 한번 유명세를 탔다.만화에서는 세계를 강타한 ‘베르세르크’에 묘사된 트롤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집단으로 몰려 다니면 엄청난 식욕과 탐욕으로 인간 마을을 습격하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괴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팬터지와 연관된 게임에서도 트롤은 종종 등장한다.

‘워크래프트 3’에서 트롤은 몬스터의 수준을 넘어 캐릭터 역할을 하는데 이는 RPG의 룰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들의 외모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트롤도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고 현실에서 존재하는 생물체가 아니라 상상의 괴물이기 때문에 그렇다.트롤은 북유럽 신화에서 유래된 몬스터다. 북유럽 신화에서 신들과 당당히 맞서 싸웠던 요플레임의 거인들이 트롤의 시초다. 신화의 거인들은 인간 영웅들과 신들의 경계 사이에서 존재하며 선과 악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존재로 묘사된다.

또 거대한 몸집에 걸맞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 인간들이 두려워하는 존재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의 전파로 거인들은 신과 대적했던 신분에서 던전과 동굴에 기거하는 괴물로 추락하고 말았다. 유일신에 대한 논리를 체계화하면서 그들에게 대항했던 거인들을 추잡한 몬스터로 바꿔 버리고 만 것이다.

그렇게 전락된 트롤은 외모부터가 괴물과 다름없다. 트롤의 피부는 바위처럼 딱딱하고 상처를 입어도 곧바로 재생된다. 길고 예리한 발톱과 어금니로 상대방을 공격하는데 대부분은 대형 곤봉을 들고 다니며 두들겨 패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지능이 떨어져 마법과 도구는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까지 좋아 도구를 다룰 줄 알았다면 아마 이 세상은 트롤이 정복했을 것이다.

그러나 트롤의 종류에 따라 일부는 마법을 사용하는 것도 있다. 인간과 유사한 문화를 가진 ‘다크 트롤’은 머리가 좋아 마법을 사용한다고 전해지는데 블리자드 게임에 자주 등장한다. 트롤은 정글, 열대부터 한대 지방의 황야까지 모든 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육식 생물이다.

이들은 집단으로 몰려 다니며 배가 고프면 어떤 생물이라도 아무 생각없이 공격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다. 팔과 다리는 길고 가늘지만 강인한 근육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세 개로 구성된 손가락과 발가락은 행동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트롤의 욕구는 식욕이 대부분이다. 항상 무엇인가를 먹고 있는데 전투를 하면서도 먹을 것이 떨어지거나 상대방, 혹은 아군이 죽음을 당하면 곧바로 달려들어 물어 뜯는데 열중한다.

트롤로부터 도망치는 방법도 먹을 것을 항상 지니고 있다가 트롤이 나타나면 멀리 던지고 다른 방향으로 도망치면 된다고 한다. 그러면 트롤은 식욕을 이기지 못해 추격을 중단한다.

재미있는 점은 트롤은 우두머리가 암컷이고 이를 중심으로 집단으로 거주한다는 사실이다. 이 암컷은 몸매가 좋거나 미모의 존재가 아니라 사제의 역할을 수행한다. 예지를 하거나 날씨 변화, 공격 마법 등 다양한 능력을 가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라이트닝 주문을 익혀 상대방에게 마법 공격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트롤은 극히 한정돼 있고, 결국 트롤이란 멍청하고 힘만 센 괴물이라고 할 수 있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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