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넥슨 "게임지존 가리자"

게임업계 지존을 가리는 승부가 시작됐다.

지난 5년간 국내 게임업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엔씨소프트와 뒤를 추격해온 넥슨이 외나무다리 격돌을 준비하고 있다. 넥슨이 1일 11년의 게임 노하우와 4년여 개발 공정을 거친 초대작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제라’를 발표하는데 이어 엔씨소프트도 오는 3일 게임포털 전략을 공개하고, 오랜동안 준비해온 캐주얼게임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로 한 것이다. 양사는 1·2위간 자존심과 사활이 걸린 승부인 만큼 먼저 상대방을 눌러야 시장 1위가 될 수 있다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2분기 실적만으로 이미 전쟁 상태= 지난 1분기 넥슨은 539억원의 매출을 올려 엔씨소프트의 604억원에 그야말로 뒷덜미까지 따라붙었다. 줄곧 배 수준을 넘던 매출 격차가 불과 10%선까지 줄어든 것이다. 더구나 넥슨의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16억원,159억원으로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 213억원과 순이익 126억원을 따돌리고 내용적으론 더값진 성적을 올렸다.

문제는 2분기에는 넥슨이 매출 부문에서 마저 엔씨소프트를 앞지를 수 있는 것. 넥슨의 역전에 무게를 두는 쪽은 ‘카트라이더’가 여전히 매출 신장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반면, 엔씨소프트 우세론 쪽은 해외에서 ‘길드워’의 상용화 성공과 선불 형식으로 처리된 국내 계정판매액이 여전히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상대 주력시장 ‘맞불’로 승부= 넥슨은 이번 신작으로 엔씨소프트의 ‘길드워’ ‘시티오브빌런’ 등 연내 선을 뵐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의 공세를 한꺼번에 잠재운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11년의 노하우을 통해 개발한 ‘비밀병기’로 이미 시장에 노출된 상대측 경쟁작들을 공격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반대로 엔씨소프트는 3일 공개되는 게임포털내 다양한 캐주얼게임들로 그동안 캐주얼게임시장을 주도해온 넥슨의 발목을 잡겠다는 계산이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주력인 MMORPG로,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주력인 캐주얼로 타격 목표를 정조준하고 있다.

◇경쟁에만 골몰, 비난도= 1·2위 업체의 경쟁이 관심을 몰아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생산적인 경쟁이냐에는 의문부호가 많이 붙고 있다. 1·2위 업체가 시장을 키우고, 이용자 외연을 넓혀가기 보다 상대방 공격을 통한 반사이익을 얻는 방식의 경쟁으로는 더이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론 때문이다. 한 중견게임 업체 대표는 “선두권 기업들의 경쟁이 긴장감을 붙여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시장키우기와 해외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는 어떤 실익을 남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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