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학교 창업보육센터는 지난 99년 2월 출범했다. 부산 최초의 대학 내 창업보육센터로 98년 2월 산업자원부로부터 신기술창업보육기관으로, 같은 해 6월에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창업보육기관으로 지정받아 통합한 성과였다.
당시 바이오 분야가 주력이었던 동아대 창업보육센터에는 현재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많은 업체들이 입주해 있지는 않지만 내실이 있다는 평가다. 보육센터에 입주 중이거나 졸업한 30개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지적재산권 수가 무려 80여건. 입주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액 총합이 225억원으로 전국 창보센터 가운데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입주업체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입주 당시와 비교해볼 때 700%이며 고용창출은 200여명으로 350% 늘었다. 특히 자금투자 유치실적이 21억원에 달한다. 김동규 소장은 “체계적인 지원프로그램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동아대 창업보육센터는 예비창업자와 초기창업자들을 위해 공장, 공동이용설비, 실험기기, 자료실, 사무시설 등 창업에 필요한 제반 시설은 물론 경영과 기술·세무 등에 관한 상담과 행정지원을 제공한다. 창업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고 창업분위기를 확산시켜 중소기업의 창업촉진과 원활한 성장을 지원하고자 하는 취지다.
이와 함께 보육업체 경영자문을 위한 창업전략, 세무 및 법률상담, 제품 및 원가계산, 유통·마케팅방법, 경영관리, 업무지원 등에 관한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술적인 자문을 위한 대학의 인력 풀제의 기여도가 높다. 이밖에 세부전공 영역별 지원팀을 구성해 기술이전 시스템 도입, 유관기관과 산학협동체계 구축 등 기술지도 실적이 매우 우수하다.
또 입주업체들에게 국내외 기술 및 시장동향, 벤치마킹 자료, 인적자원 등 산업정보를 DB화해 해외경제와 산업동향에 관한 정보를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신기술이나 특허에 관련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기 위해 중소기업 종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창업보육센터 입주자가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한 신기술 및 신제품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거나 상품화하는데 요구되는 기술정보, 제반 시설, 실험 기자재나 제조공정의 사용요구에 대한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다.
동아대 창업보육센터가 내세우는 또 다른 강점은 창업동아리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다. 대학생들의 창업아이템 개발비를 지원하거나 창업경진대회 등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을 포상한다. 뿐만 아니라 지역 창업동아리 연합회장 대학으로 주도적으로 창업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동아리에서 출발한 보육 기업 대부분이 창업초기에 정부로부터 신기술창업보육사업자로 선정돼 업체당 1억원 정도의 창업 사업화 자금을 수혜받고 있다. 업체 수는 총 23개 업체로 수혜금액은 17억원에 달한다.
동아대 창업보육센터가 우수한 점은 졸업 업체들에 대한 후속지원에 있다. 동아대학교 창업보육을 마치고 졸업한 업체들 중에서 우수 업체에게는 중소기업청과 지방자치단체 등의 중소기업 관련 지원자금을 우선적으로 지원받도록 추천하고 있다.
테크노파크와 연계하여 졸업 후에도 계속적으로 기업의 경영안정 및 구조개선 지원을 추진하거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법인 전환, 공동사업 추진 및 업종 전환을 통해 경영체질을 개선하고 자생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금융이나 세제상의 정보제공과 컨설팅은 필수다. 또 정보화 기술 지도, 현장기술 지도, 각종 공동 애로 기술지도를 지원하고 있다.
센터의 강성민 팀장(34)은 “동아대 창업보육센터의 자랑거리는 입주 기업과 졸업 기업간 유대관계가 긴밀하다는 점”이라고 귀띔한다. 입주기업 대표와 졸업기업 대표간 정기적 모임을 통해 졸업기업들이 사업화 과정에서 겪었던 실질적인 경험들을 입주기업들에게 전수함으로써 실패의 확률을 줄이고 입주기업들의 사업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창보센터 김동규 소장
“입주 업체들에 도움이 되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김동규 동아대학교 산학협력단장 겸 창업보육센터 소장(48)은 “동아대 창업보육센터의 강점은 맞춤식 서비스”라며 “입주 업체들에 심지어 프레젠테이션하는 방법까지 교육한다”고 말했다.
최근에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공하는 사람들을 위한 일곱 가지 습관’이라는 주제의 교육이 업체들에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동아대 창보센터의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실감했다는 김 소장은 “향후에도 센터에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 위주로 교육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대 창업보육센터 입주업체 수는 20개 남짓. 99년 출범당시에는 바이오를 특성화 분야로 내세웠다. 당시만 해도 미국이나 캐나다 등 선진국에는 ‘무선’과 ‘바이오’ 바람이 불었다. 김 소장은 특별히 바이오에 힘을 쏟은 이유에 대해 “실험장비가 크지 않고 좁은 공간에서 작업하기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현재는 바이오 외에도 IT관련 업종이나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김 소장은 센터 책임자가 된 이후에는 “‘창업’이라는 두 글자가 들어 있는 행사들은 거의 빼놓지 않고 쫓아 다녔다”며 입주 업체들에도 “해보고자 하는 정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있어 창업보육센터는 ‘기업조직과 경영, 기업가 정신을 학습하는 장’인 셈이다.
이어 그는 “창보센터의 자립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대학의 창업보육센터를 ‘한 번 더 돌아봐 주기’를 주문했다.
◆졸업기업-케이디비정보통신
모바일 전문 기업 케이디비정보통신(대표 유도욱 http://www.kdbinfi.co.kr)은 동아대 창업보육센터에서 배출한 대표적인 우수 졸업 기업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모바일 인터넷 주소 접속체계 ‘윙크’(WINC)는 향후 국내 시장성이 매우 큰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WINC는 휴대폰에서 전화번호와 같은 숫자를 사용해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모바일 도메인으로 케이디비정보통신이 지난 200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정보통신부에서 발주한 WINC 구축 입찰에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제치고 당당히 시스템 구축 업체로 선정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정통부로부터 WINC 등록 대행사로 지정돼 세계 최초로 무선 도메인 국가 표준 방식을 적용한 서비스를 일부 시행중에 있다.
최근 1년간 WINC 서비스를 통한 매출은 5억원 수준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만 70%를 넘고 있다.
특히 올 연말부터 정부가 윙크 서비스를 본격화하기로 함에 따라 케이디비정보통신의 매출액은 5∼10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유·무선 통합 솔루션인 ‘모비다스’를 들 수 있다.
이 솔루션은 컴퓨터상의 웹을 모바일로 변환해 주는 기술로, 별도의 서버나 기반 시설 없이 모바일 구현이 가능하다.
유도욱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성공을 발판으로 일본과 중국 등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주기업-클만사
클로렐라를 만드는 사람들(대표 진현진 http://www.chlmansa.com, 이하 클만사)은 회사명 그대로 클로렐라를 배양하고 응용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클로렐라를 이용한 액상음료 제품의 개발과 생산·판매 및 클로렐라 생장인자를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해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국내에서는 드물게 옥외 순수 자연배양시설을 갖추고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아대학교 응용생명공학 연구소와 건강식품 업체인 엄마사랑, 내추럴F&B 등과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제품의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클로렐라는 녹조식물로 생명력이 강한 것이 특징. 하루에 10배 가까이 증가하기 때문에 연간 유기물의 생산량이 볍씨의 8배에 해당한다. 번식력과 단백질 함양이 높아 완전 식품인 동시에 인간식량 문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현진 사장은 “국내 바이오기업이 500개가 넘어서고 있지만 클로렐라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클만사는 국내의 옥외 배양기술로 만들어진 클로렐라를 공급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클만사는 특히 품질관리와 위생관리가 엄격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대형 홈쇼핑채널에서 제품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하는 등 일반 가정 파고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진 사장은 “올해 바이오시장은 1500억원을 넘어선다”며 “클만사는 투자유치는 물론이고 국내 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클로렐라 시장을 선점하고 응용기술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향후 사업전략을 밝혔다.
부산=허의원기자@전자신문, ew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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