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파워콤 합병 가시화

데이콤이 광랜 등 초고속인터넷 소매 사업을 접고, 기업시장에 집중한다. 또 그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파워콤 합병 논의도 조기에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콤 이민우 부사장(CFO)은 지난 13일 “오는 7월 자회사 파워콤이 소매시장에 진출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운을 뗀뒤 “광랜 등 현재 데이콤에서 진행 중인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파워콤에 넘기고 데이콤은 기업시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7월 이후 소매는 파워콤에서 진행하며 광랜 관련 투자와 마케팅도 파워콤에서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데이콤과 파워콤의 합병을 염두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합병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소매는 파워콤에 집중, 왜?= 데이콤이 파워콤에 초고속인터넷 소매사업을 넘기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파워콤이 소매시장에 진출하는 이상, 25만명에 이르는 데이콤 가입자는 ‘시드머니’와 같은 것이다. 파워콤에는 이미 TPS사업단이 꾸려져 융합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설비와 마케팅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사업이 파워콤으로 넘어갈 것에 대비, 이미 연초 가입자 목표를 상회하는 7만1000명을 확보한 ‘광랜’ 사업도 기초 설비의 상당부분을 파워콤이 부담해왔다.

데이콤이 여전히 소매업을 유지할 경우 도매사업을 병행하는 파워콤으로서는 데이콤에만 저렴하게 망을 공급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파워콤이 경쟁사와 달리 데이콤에만 유리한 설비와 가격으로 제공할 경우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게 된다.

◇어떻게 넘기나?= 데이콤이 초고속인터넷을 파워콤에 넘기는 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데이콤의 설비도 매각하는지, 가입자망만을 매각하는지, 방법은 사업 양수도가 되는지, 매각인지는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데이콤 관계자는 “정통부와 협의할 부분이 있나 내부적으로 소요 비용과 함께 구체적 방법을 검토해야 할 단계가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데이콤이 백본 등 설비는 유지하고 가입자망만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콤이 설비까지 넘기기엔 절차가 복잡하고 내부 반발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방법은 양수도 보다는 매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수순 밟는다= 파워콤은 최근 “가격보다는 속도”를 강조해왔다. 이는 현재 50∼100Mbps급 광동축혼합망(HFC) 업그레이드와 100M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유사FTTH인 광랜을 묶겠다는 구상과 일치한다. 즉, 이제야 50Mbps급 VDSL 투자에 나서는 경쟁자보다 빠른 속도를 기반으로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데이콤은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파워콤에 넘기는 대신, KT의 PCS 재판매와 같이 판매 및 영업에 집중, 이익을 나누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이민우 부사장이 밝혔듯 궁극적으로 데이콤은 파워콤을 합병한다. 데이콤 내부에서는 시기를 향후 1∼2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이보다 빨리 구체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체적 시점은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파워콤의 소매 사업 결과에 따라서도 가변적이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