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s Come True - 엠텍엔터테인먼트

상당수 게임 개발사들은 ‘리니지’를 가장 두려워하면서도 ‘리니지’를 좇는다.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감이 없는 탓이기도 하겠지만, 소위 ‘리니지류의 게임을 적당히 만들면 기본은 한다’는 안이한 생각 때문이다.

‘라스트 바탈리온’이란 MMORPG를 개발중인 엠텍엔터테인먼트(대표 이재호)는 이런면에서 좀 특별한 기업이다. 전혀 ‘리니지’스럽지 않은(?) 작품으로 ‘리니지’의 6년 아성을 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 당찬 기업이다.

엠텍엔터테인먼트의 ‘리니지 잡기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약 3년전의 일이다. 2002년 8월 법인을 설립한 엠텍은 ‘기본에 충실한다’는 방침아래 그해 11월 3D 온라인게임 전용 엔진을 개발 완료하며,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당연히 목표는 당대 최고 게임이었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를 직접 겨냥했으며,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데뷔작인 ‘라스트 바탈리온(일명 라바)’이다. 이 게임은 SF의 미래 배경과 팬터지 특유의 신비감, 무협의 호쾌함이 곁들여진 퓨전게임으로 6월 경 4차 클베를 거쳐 프로젝트 만 3년만인 8월 공식 오픈할 예정이다.

# 컨테이너박스에서 수확한 ‘벤처정신’

‘리니지’를 잡고 게임시장을 평정하겠다는 목표와 꿈은 거창했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았다. 시나리오가 소설로 언론에 소개되면서 인기를 누리고,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며 완성도를 높여가며 한껏 고무돼있던 차에 뜻밖의 복병이 찾아온 것은 지난 여름. 본격적인 서비스 오픈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펀딩 작업이 지루한 협상끝에 무산되고 만 것이다. 당시로선 ‘RF온라인’ ‘WoW’ ‘아크로드’ 등 블록버스터급 대작들이 줄줄이 개발 또는 오픈되는 등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엠텍은 이 때부터 오랜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서비스에 필요한 투자비는 고사하고 당장 최소 운영비 조차 마련하지 못했던 탓이다. 직원들은 하나둘씩 회사를 떠났다. 사무실을 컨테이너박스로 옮기고 지인을 통해 조금씩 자금을 마련하며 연명해야했다. 이재호 사장(43)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천신만고 끝에 뜻이 맞는 개인투자가를 만나 자금 문제를 해소하기까지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그러나, 이런 경험이 결국에는 투철한 벤처정신으로 무장하고 전직원의 결속력을 다지는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강조했다.

# 예비 게임명가의 첫 도전작 ‘라바’

천사자본(엔젤)을 만나면서 엠텍과 ‘라바’는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했다. 메이저 게임 개발 경험이 풍부한 우수한 인재들을 스카우트하고, ‘라바’는 전면 수술을 단행했다. 원래 목표인 ‘리니지’의 아성을 넘기 위해선 무언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독자 개발한 3D엔진을 바탕으로 그래픽 퀄리티를 대폭 끌어올리고, 원작(소설)에 보다 충실하기 위해 시나리오와 기획의 상당부분을 바꿔버리는 모험도 마다하지 않았다. 직접 시나리오작업을 주도한 이 사장은 “다음 4차클베 때는 아마 완전히 새로와진 ‘라바’의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의 생명인 게임성을 높이는데도 더욱 공을 들였다. 기존 ‘노가다성’ 레벨업에서 탈피해 국가간 무한전쟁를 표방하는 기본 컨셉트를 살리되 보조 캐릭터의 사이 보그 메카닉 운영으로 전략과 전술을 유발하도록 함으로써 단독 전투 또는 파티 및 부대원(길드)끼리의 강력한 커뮤니티 전투의 재미를 충족시키는 쪽에 포인트를 두었다. 이 사장은 “ ‘라바’를 필두로 이미 5가지 정도의 새로운 시스템의 게임 기획안이 만들어진 상태”라며 “이것들을 하나씩 오픈하면서 유저가 진정으로 바라는 온라인게임만을 개발하는 게임명가로 이름을 날리고 싶다”고 결고 소박하지 않은 포부를 밝혔다.“유저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재호 사장은 게임 개발사 사장이면서 길드 마스터까지 할 정도로 게임 광이다. 광고업계 경력 10년에 직접 광고대행사 대표까지 역임했던 그가 직접 게임업체를 설립한 것도 그저 게임이 좋아서란다. 그만큼 유저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어떤 게임이 유저들에게 통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고 했다.

-직접적인 창업 동기는.

▲기존 게임들은 천편일률적으로 무협, 팬터지풍에 단순 노가다 레벨업 시스템으로 구성돼있다. 그러나 많은 유저들이 새로운 게임을 갈망한다는 것을 몸소 겪고 보다 차별화된 게임, 유저가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고 자 개발사를 만들었다.

-‘라바’의 세계관이 독특하다던데.

▲두 개의 연합 진영인 슈렐리아진영과 슬레이더진영이 있으며, 두 국가에 각 3개의 종족이 있다. 즉, 그린스타, 발렌시아, 알키오네 등 슈렐리아 종족과 제타, 얀트, 브랜피어 등 슬레이더 종족이 다양한 스킬과 다양한 메카닉(사이보그)를 운영하면서 무한전쟁을 펼치는 내용이다.

-그동안 자금압박으로 고생이 컸을텐데, 어떻게 극복했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신념과 포기하지 않으면 성공한다는 자기 최면을 걸어가면서 꾸준히 게임을 설명하며 투자자를 찾아냈다.

-특별히 벤치마킹하는 곳은.

▲특정 업체에 대한 벤치마킹보다는 게임이 잘되든 못되든 직접 자유 게시판을 찾아 유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가장 좋은 개발자는 유저라고 생각한다. 다만 엑토즈소프트의 마케팅과 기획력은 벤치마킹하고 싶다.

-평소 직원들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이 맞다’라는 것을 탈피하라고 주문한다. 시대에 맞게 변하지 않고 자기것만 고집한다면 결국 도태된다고 본다. 자신과 다른 의견도 한번쯤은 왜 그런 의견을 나왔는지 생각해보고 그것이 맞다면 자존심을 버리고 동의해야 자신은 물론 회사가 발전한다.

<이중배기자@전자신문, jblee@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p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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