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투자 및 기술 개발로 IT 인프라 확산과 정보화의 주역이었던 유선 기간통신사업자들의 경영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극심한 시장정체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입자 뺏기 경쟁이 수익악화의 직격탄으로 나타난 것.
1분기 유선 3사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 같은 우려는 극명하게 드러나 기업의 체력이라 할 수 있는 펀더멘털 약화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FTTH 등 차기 IT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설비투자(CAPEX)가 줄어들고 신규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이 더뎌지면서 향후 성장동력 발굴의 가치사슬 체계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악재 겹친 1분기 유선시장=이 기간 유선시장의 최대 이슈는 단연 초고속인터넷 시장 과열에 따른 마케팅 비용의 증가였다. SO에 대응하기 위한 KT의 공격이 시작된 데다 데이콤이 광랜 등을 중심으로 가입자 윈백 전쟁에 나서면서 하나로텔레콤·두루넷 등도 들썩였다.
이 때문에 시장과열을 막기 위한 과징금 조치 등이 나왔고 3사는 여타 부분에서 보완하려 했으나 초고속인터넷 영업비용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하락이 결과물로 떨어졌다. 무선 재판매를 통해 매출회복을 노렸던 KT는 LG텔레콤 등의 견제로 발목이 잡혀 결국 신규 가입자 모집의 무게중심을 낮췄다.
새로운 시장 및 수익창출원으로 예상됐던 IPTV는 방송계의 진입 저지로 공회전중이다.
◇갈수록 태산=유선시장이 2분기에 들어선다고 더 나아질 리 만무하다. 이미 하나로텔레콤이 새 성장동력이었던 와이브로 사업을 포기했다. 라이선스를 받고도 사업자 스스로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 사업권을 포기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2003년 담합에 대한 10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과징금도 예고돼 있다. 과징금은 2분기 또는 3분기 영업 외 비용에 반영돼 실적 악화의 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반기 초고속인터넷 시장 전망은 더욱 걱정스러운 실정이다. 하나로텔레콤은 매출액, 영업이익률, EBITDA 마진 등이 3분기 연속 하락하는 실적 지표를 내놓았다.
김성훈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초고속인터넷 시장 격화로 하나로텔레콤의 매출 성장률이 2% 이하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합서비스, 유무선 비대칭 규제 해결해야=유선시장의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IPTV와 TPS 등 통·방 융합형 결합서비스에 대한 해법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고 지적됐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과당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SO와의 경쟁에서도 통신사업자들의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다.
양종인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서로 적게 투자하고 마케팅 비용도 쓰지 않아 실적을 관리해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입자당매출(ARPU)을 높일 수 있도록 유무선 및 통·방 융합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유선사업자 경영실적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