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중요성 높아지자 본사 친정체제 구축강화
외국 유수 반도체 회사 한국 지사장에 본사 소속의 외국인이 잇따라 선임돼 주목된다.
그동안 한국 지사장 자리는 대부분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주로 맡아 왔으며 최근처럼 본사 소속 직원이 직접 나서는 것은 드문 경우다. 이는 본사 차원에서 첨단기기 개발의 경연장인 한국의 주요 업체와 한국 시장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본사 출신이 지사장이 됨에 따라 지사와 본사 간의 의사소통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어, 급변하는 한국 시장에 대응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통신·방송 칩 업체인 커넥선트는 9일 신임 한국지사장으로 그동안 대한국 사업 개발 매니저를 지내온 딘 페이스를 임명한다. 페이스 사장은 반도체 세일즈, 마케팅 등에서 20년 가까운 경험을 가진 인물로 본사 및 한국을 오가면서 사업 개발을 담당했었다. 커넥선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루이스 브루스터는 “한국은 전세계 가전제품업계를 선도하는 많은 기업이 모여 있는 곳이며, 따라서 커넥선트에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대해 이해가 깊고 고객과 관계가 좋은 딘 페이스를 대표로 선임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 지사를 설립한 일본의 르네사스테크놀로지는 초대 지사장을 한국통인 히라바야시 유에게 맡겼다. 히라바야시 지사장은 히타치에서 해외영업을 주로 담당했으며 지난 2003년부터는 아시아 담당으로, 지난해부터는 본사에서 한국 영업을 총괄해오다가 한국지사가 설립되면서 자리를 옮겼다. 르네사스코리아 측은 “르네사스의 모바일프로세서인 SH모바일 등과 관련해 한국이 주요 시장이기 때문에 지사를 설립하게 된 것이며, 한국과 일본이 지리적으로 가까워 의사소통이 원활한 본사 직원을 직접 파견했다”고 설명했다.
아기어시스템스도 지난 3월 한국 지사를 ‘투톱 체제’로 재편하면서 본사의 누리 다데비렌 부사장을 임명했다 다데비렌 부사장은 AT&T 및 루슨트를 거쳐 지금까지 18년 동안 통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MIT 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캘리포니아공과대학에서 교수로 지낸 바 있다. 김성정 지사장은 사업전반을 총괄하며, 다데비렌 부사장은 베이스밴드 등 모바일 부문을 담당한다. 아기어 관계자는 “본사 입장에서 무선 쪽에 한국 비즈니스 비중이 큰만큼 좀더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본사 임원을 직접 앉힌 것으로, 한국 사업을 대폭 강화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