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황창규 사장

 참 부러운 사람이다. 모든 것을 갖췄다. 그것도 일류로. 한 사람의 능력이 어찌 저리 뛰어날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최고의 학벌에 최고의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음악, 미술, 운동 등 못하는 게 없단다. 음악이나 미술은 몇 시간이고 대화를 이끌어 갈 정도고, 음대를 졸업한 그의 부인도 음악에 관해서는 그에게 ‘한수’ 접어 준다는 후문이다.

 가문도 좋다. 구한말 사군자 중 매화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황매산 선생이 그의 친할아버지다. 흔히 수재라고 하면 운동은 ‘젬병’인 경우가 많은데 그는 서울대 공대 재학 시절 공대 테니스 대표를 지냈다. 골프는 싱글 수준.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사람 끄는 힘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세계 최고 지식을 갖춘 그의 서글서글한 웃음에 안 넘어가는 사람이 없을 정도란다. 물론 권위의식은 찾아볼 수 없다. 삐딱하게 보는 게 특기인 기자들도 그에게서 그다지 결점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혀를 내두른다.

 그는 대한민국에 가장 많은 돈을 벌어다 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가 이끄는 반도체 사업부는 지난해 삼성전자 57조원 매출 중 약 3분의 1인 18조원을 담당했다. 그가 국내에서 스타 대접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의 스타성은 나라 밖에서는 솔직히 지금까지 ‘별로’였다. 몇 년 전부터 그의 이름을 딴 ‘황의 법칙’이라는 새로운 반도체 가설을 만들어냈건만 세계 시장에서 이를 인용하는 사람과 기관은 별로 없었다. 구글, 야후 같은 검색엔진에서 ‘황의 법칙’을 치면 거의 전무하다. 반면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무어의 법칙’은 수두룩하게 쏟아져 나온다.

 아직 그가 ‘국내용’이라는 방증이다. 하지만 최근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에서 행한 그의 대학 특강에 인근 대학생까지 몰려와 들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외국인 최초로 미국 전자산업협회(EIA:The Electronic Industries Alliance)가 주는 기술혁신 리더상까지 받았다. 여기에 안주할 그도 아니지만, 자만해서는 안 된다. 세계적 학술회의와 전시회에서 단골 기조연설자로 불려가는 정도까지 나가야 된다. 그것이 그를 키워준 사회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고.

 국제기획부·방은주 차장@전자신문, ej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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