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ATM 아웃소싱, 신권지폐 발행이 변수

시중은행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금융자동화기기 아웃소싱에 대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는 가운데 최근 발표된 신권 지폐 발행 계획이 아웃소싱 도입을 위한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새로운 지폐 발행으로 ATM의 모듈 변경 또는 기기 교체가 예상되면서 전체적으로 약 5000억원 이상의 신규투자 집행이 불가피해져 은행들이 비용절감과 서비스 품질 제고 등을 겨냥한 아웃소싱을 통해 이를 해소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의 신권 발행계획에 따라 각 은행들이 설치, 운용 중인 ATM은 단계적인 장치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내년부터 2007년까지 발행되는 신권의 크기가 기존 화폐와 달라지고 새로운 위폐감식 기능까지 추가돼 모듈 변경은 물론 기기 교체의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5000억원 이상의 투자요인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은행들의 대응전략과 기기 공급업체의 개발·공급 계획이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ATM과 관련된 아웃소싱은 은행의 영업점 내부에 설치된 기기가 아닌 외부 공간에 설치된 점외기에 대해 유지보수 차원의 관리 용역에 한정돼 왔다. 하지만 토털 아웃소싱 방식을 적용하면 은행은 별도로 ATM을 구입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서비스 업체의 자산으로 잡힌 기기를 설치, 운용하면 된다.

 현재 시중은행 가운데 구체적으로 ATM 아웃소싱 채택을 검토 중인 곳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이다. 지난해부터 ATM 아웃소싱을 검토해온 국민은행은 우선 1단계로 전체 ATM 가운데 영업점 외에 설치된 1600여대 분에 대한 토털 아웃소싱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국민은행 채널기획팀 관계자는 “점외 기기를 시작으로 단계적인 아웃소싱을 검토 중이며 이르면 다음달 중 실행계획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아웃소싱 서비스의 가격과 품질, 비용절감 효과와 해외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도 400여대 분의 점외기에 대한 아웃소싱과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ATM관리시스템(ATMS)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단가를 두고 은행과 토털 아웃소싱 서비스가 가능한 기기 공급업체들 사이에 적잖은 시각차가 존재해 아웃소싱의 본격적인 도입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 대형은행의 한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점외 ATM 아웃소싱의 효과와 도입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우선 상반기 중에 신권 발행에 따른 ATM운용계획을 수립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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