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프로젝트 수주전이 제안서 작성 단계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기업들은 한 두해 전까지만 해도 외부 제작 의존도가 높았던 제안서를 내부 전담 조직을 만들어 직접 처리하는 것은 물론 전문가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제안서 제출 후 설명회(프레젠테이션·PT)에 필요한 자료의 경우 디렉터를 이용한 ‘플래시 동영상’을 활용하는 등 프로젝트 담당 영업 대표들조차 놀랄 정도로 고급화하고 있다.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잘 만들어진 제안서와 PT는 수요처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요즘 같은 시기, 수 십여개의 제안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기업들은 우선 순위를 가려 제안서를 가장 효과적으로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다.
공공 시장으로 일찍 나선 LG CNS(대표 정병철)는 제안작성전략을 수립,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현업의 제안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역할을 하는 ‘통합제안센터’를 두고 있다. 또 20여명의 내외 인력을 배치한 별도의 디자인팀을 가동하고 있다. 특히 LG CNS는 통합제안센터의 경우 사내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위치에 사무실을 제공하는 등 그야말로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SDS(대표 김인)도 만만치 않은 역량을 과시한다. 삼성SDS의 ‘제안전략팀’은 전문 디자이너만 30여명, 제안 전략과 기획, 이미 작성된 제안서의 품질관리를 맡는 별도의 전문가 30여명이 배치돼 60∼70명에 이르는 전문가 조직이다. 삼성SDS는 간혹 PT조차도 영업 대표가 아닌 제안팀 소속의 전문가를 내세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올해 공공 시장에서 터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SK C&C(대표 윤석경)는 선발 기업 벤치마킹을 하며 제안서 수준 향상에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 SK C&C는 ‘공공사업개발팀’이란 조직을 통해 현업의 제안서 작성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디자인이나 사전 영업에 필요한 제안 아키텍처 마련을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포스데이타(대표 김광호) 역시 ‘디자인솔루션팀’을 가동, 사업부 내 제안팀과 공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영업대표의 PT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PT경진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삼성SDS의 한 제안 전문가는 “디렉터를 활용한 PT 제작은 수 천만원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모든 프로젝트에 적용할 순 없지만 대형 프로젝트나 전략적인 수요처 공략에는 필수”라며 “영업 대표에 가려져 있는 듯 하지만 제안팀의 역할은 프로젝트 수주에서 무시 못할 전문가 집단으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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