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과유불급

조금은 옛날 얘기 같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중용(中庸)의 도(道)를 이야기하곤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치우침이 없는 도리, 진정한 삶의 중심을 지키면서 자신의 주체를 잃지 않는 자세를 취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상사에서 그만큼 자신의 욕심을 배제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를 인간이 본래 자기 과신이 강한 이른바 ‘일루전 셀프(Illusion Self)’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거창하게 정의를 논하지 않더라도 중용의 도를 지켜 나가는 방법이 있다. 쉽게 얘기하면 지나치지 않으면 된다. 공자와 자공은 이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로 풀어냈다. 이것의 원뜻은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중간만 하면 중용의 도를 실천하는 경계선에 다가섰다는 뜻으로 들린다.

 삼성전자·LG전자의 최근 행보를 보노라면 과유불급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두 기업은 국내가 아닌 전자·정보통신 분야의 대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두 기업이 정보통신·가전·디스플레이 부문 글로벌 기업이라는 데 부인할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그런만큼 두 기업의 자존심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최근 들어선 자존심 경쟁이 도를 넘어선 느낌이다.

 두 기업은 ‘3GSM 월드콩그레스’ ‘세빗(CeBIT)’ ‘CTIA’ 등 세계적인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최고·최대 제품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기술력을 뽐냈다. ‘PTV폰’ ‘PTA폰’ ‘위성DMB폰’ ‘지상파DMB폰’ ‘DVB-H폰’ ‘HSDPA폰’ ‘WCDMA(UMTS)폰’ ‘700만화소폰’ 등 단말기와 LCD·PDP 등 디스플레이가 그것이다. 메이드인 코리아라는 데 자부심이 절로 드는 제품들이다.

 하지만 두 기업은 상호 원색적인 비난으로 일관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제품을 개발하지도 못했으면서 개발했다는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의미없는 제품을 만들어 놓고 대단한 제품인 양 과대포장하고 있다고 맞대응했다. 심지어 두 회사 고위 관계자들까지 ‘거짓말쟁이’이나 ‘사기꾼’이라는 막말에 가까운 용어를 동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두 기업에 중용의 도를 바라진 않지만 적어도 과유불급의 의미를 들려주고 싶다. 비생산적인 상호 비난보다는 생산적인 연구개발 경쟁이 낫지 않을까. 어차피 시간이 허와 실의 옷을 벗겨주지 않겠는가.

 IT산업부·박승정차장@전자신문,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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