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남산 TV릴레이센터의 하루

서울 한복판. 나는 오늘도 남산에 오른다. 한 달이면 20일 이상은 늘 하는 일이다. 남산의 정기가 머무는 곳, 창문 커튼을 열어 젖히면 서울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곳, 서울타워 416호에 자리잡은 KT 망관리·지원단 무선방송운용과 사무실이 나의 일터다.

 남산TRC(TV Relay Center)라 불리는 이곳에서는 1983년 1월부터 지상파TV 방송과 FM 방송을 중계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서울시내의 자유공간을 매개체로 영상과 음성을 보내고 받는 것이다. 고객(여의도 KBS·MBC, 목동 SBS, 우면동 EBS)인 각 방송사로부터 영상과 음성을 받아 전국 방송사로 전달하고, 지방의 새 소식을 받아 실시간으로 방송사에 제공하는 것이 이곳의 일이다. 부산을 예로 들면 여의도 방송사에서 보낸 영상은 검단산·용문산·대관령·함백산·팔공산 등에 있는 15개의 중계소를 거쳐 부산까지 가게 되고, 부산에서 보낸 자료 역시 그 역방향으로 여의도까지 전달되는 것이다.

 야간 근무자 업무는 저녁 6시에 시작된다. ‘6시 내고향’ ‘뉴스 네트워크’ 등 지역방송국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주다 보면 어느 새 8시가 된다. 이때부터는 바짝 긴장을 해야 한다. 전국 모든 국민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9시 뉴스 시간이다. 각 지역에서 취재한 뉴스가 올라오고, 메인 뉴스가 시작된다. 10시부터는 뉴스 이외에 각 지역에서 행사한 자료들을 전송받고 다시 11시 뉴스를 맞는다.

 11시 뉴스가 끝나면 한숨 돌리지만 결코 쉬는 시간은 없다. 다음날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장비점검 및 지역 전송시험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화재와 같은 사건이 언제 전송될지 몰라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여지가 없다.

 특히 선거 개표방송이나 올림픽, 월드컵 등 스포츠 경기를 중계해야 하는 비상사태(?)의 경우에는 전 직원이 퇴근을 반납한다. 새벽 5시 30분이면 다시 방송을 지역중계소로 보내고, 아침 뉴스를 내보낸다. 그러고 나면 주간 근무조 직원들이 출근하고, 남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남산을 내려온다.

 오늘날 TV나 라디오가 없는 일상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그래서 방송은 공기와 같다고도 한다. 우리 TRC의 업무는 그 공기를 온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바쁜 일과와 불규칙한 생활로 인해 힘들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전 국민이 내 고객이고, 그 고객들을 위해 정말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내 업무가 정말 자랑스럽다. 나는 오늘도 힘차게 남산을 오른다.

◆최선호

sunhos@k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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