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차세대 통신서비스의 하나인 이른바 ‘와이브로(WiBro)’ 서비스를 담당할 사업자를 선정했다.
와이브로란 집이나 사무실 밖에서는 물론 이동중에도 끊김 없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최첨단 통신서비스라고 하니, 인간을 편리하게 해줄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이 연이어 등장하는 것을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정보통신기술과 유무선 통신서비스의 발전은 우리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해주지만 최근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연예인 X파일’ 유출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개인정보와 사생활이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에 전세계에 퍼지면서 큰 피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 X파일은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 동남아 국가에까지 인터넷으로 파일이 유포돼 해당 연예인의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까지 모두 공개돼 당사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끼쳤다.
개인정보 침해란 관점에서 바라보면 개인에 관한 정보를 대량으로 모으는 것이 얼마나 손쉬운 일인지, 그리고 이렇게 수집된 개인정보가 정보통신망을 통해 빠르게 국내외로 확산될 때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드러내 보인 사건이다.
이와 같은 개인정보 침해 사례는 정보화사회가 갖는 ‘야누스(Janus)의 얼굴’과도 같은 이중성 때문이다.
정보화사회를 구현하는 유무선 통신 서비스를 비롯한 정보기술(IT)은 갈수록 첨단화되고 있는 반면 이에 따른 예기치 못한 부작용 역시 심각하다. 특히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 침해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불만은 매우 우려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기업들의 첨단기기 시험장(테스트베드)으로 활용될 정도로 세계적인 정보통신 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명성에 걸맞지 않게 개인정보보호 수준은 낮다는 사실에 국민은 적잖이 실망하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개인정보 침해사례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04년도에는 전년과 비교해 10% 가까이 늘어났다.
더욱이 국민은 보다 나은 정보화사회로의 도약을 위한 첨단 인프라, 기술, 사업을 개발할 ‘IT 839 전략’ 추진으로 개인정보 침해의 가능성 역시 함께 높아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과정에 개인정보 보호를 최대한 고려하는 효과적인 개인정보보호 법제를 마련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본다.
다행히 정부와 여당은 지난 2004년 12월 개인정보보호기본법을 제정하기로 합의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개인정보 침해가 첨단화되어 가는 IT 환경 발전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 분야의 개인정보보호 입법 또한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은 1995년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지침’을 제정해 회원국들로 하여금 자국의 법제도를 정비하도록 했다. 그러나 유럽연합이 나날이 발전하는 IT 분야의 특수성을 감안해 1997년 ‘정보통신 부문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지침’을 추가로 제정하고 회원국에 이를 적용토록 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2002년 ‘향후 100년(The Next Hundred Years)’이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21세기 정보경제(Information Economy)는 프라이버시 보호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정보 및 프라이버시 수준은 한 국가가 진정한 의미의 지식정보사회로 발전할 수 있는가를 판가름하는 핵심요소다.
우리 국민 한 명 한 명의 개인정보가 적절히 보호받을 수 있는 바람직한 법제도가 마련되는지, 모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다.
◆강경근 숭실대 법학과 교수 kkkang@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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