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할인점·양판점 집중 공략
중국의 간판 정보가전업체인 하이얼이 이달 롯데마트와 소형 세탁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공급에 나서는 등 유통업체를 통해 국내 정보가전 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높이고 있다.
하이얼은 지난해부터 소형 일반 냉장고와 와인 냉장고, 벽걸이형 에어컨 등 저가형 소형 정보가전을 대표 주자로 내세워 대형 전자전문점, 할인점 등과 공급을 위한 협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이얼의 적극적인 진출은 필립스 등 해외 대형 정보가전업체들이 삼성전자·LG전자 등 대형 국내 가전사들과의 경쟁에서 고전을 겪으면서 국내시장 철수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통가 공략 확대되나=하이얼은 롯데마트와 계약을 체결하고 양주·부평·연수·영등포·금천·주엽·화정 등 수도권 14개 지점에 소형 일반세탁기 2개 모델을 공급키로 했다. 지난해 이마트, 까르푸 등에 소량 공급에 그쳤으나 이번 계약으로 대규모 매장에 본격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게 됐다.
하이얼의 국내법인 하이얼코리아 관계자는 “롯데마트와의 계약 체결을 시발로 양판점과 할인점을 중심으로 공급처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얼이 자신감을 보이는 것과 달리 업계 전문가들은 하이얼의 국내 가전유통 시장 공략이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 앞서 하이얼은 여러 할인점과 전자전문점에 제품 공급을 타진해왔으나 번번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하이마트에 벽걸이형 에어컨 공급을 타진해왔으나 애프터서비스(AS) 등의 문제로 보류돼 연내에 판매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성능 아직은 ‘미진’=하이얼의 주력 제품은 주로 저가형 소형 정보가전들이다. 국내 가전사들의 동종 제품에 비해 평균 약 20% 가량 가격이 저렴하다. 하이얼 측은 “성능면에서 큰 차이가 없으면서 가격이 싸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성능이 국산 제품에 비해 못 미치는 게 사실인데다 소비자들이 ‘중국제= 싸구려’라는 이미지가 있어 당분간 구매력이 크게 높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는 등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하이얼의 제품군이 대부분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가 거의 없는 소형 제품에 치중돼 있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유수 가전업체 인수 가능성=하이얼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유수의 가전업체들을 인수합병할 경우에는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이얼코리아는 지난해 TV사업 부문을 접은 아남전자와 인수 협상에 나섰으나 인수금액의 이견으로 끝내 결렬되는 등 실제로 규모 확대를 위한 행보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세계 11개국에 13개 현지공장을 확보하고 있는 하이얼이 국내 중견업체나 해외 유수의 정보가전 업체를 인수하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국내 정보가전 시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가전사 관계자는 “하이얼은 지난해 12월 LG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 에어컨 공급업체로 오르겠다는 전략을 발표하는 등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세 키우기에 들어갔다”며 “수년째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정책에 기반해 세계적인 가전사 인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etnews.co.kr
사진설명: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위치한 하이얼그룹 본사 전경. 하이얼은 이달 들어 롯데마트와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정보가전 유통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