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무역의 날]반도체가 끌고 휴대폰이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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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2520억달러, 무역수지 흑자 300억달러’. 올해 우리나라가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수출 성적표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22일 멀게만 느껴졌던 수출 2000억달러 고지를 넘어서면서 ‘수출 20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수출 1억달러를 기록한 지난 1964년 이후 40년 만의 일이다. 수출 실적 기준으로 세계 12위, 인구 1인당 수출 규모로는 세계 8위에 해당한다. 지난 95년 1000억달러를 돌파한 이래 정확하게 9년 만의 일이다.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은 33.2%였다. 경쟁국인 대만·싱가포르·일본 등이 20% 증가율에 그친 것에 비하면 33% 증가는 경이적인 수치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80년대 후반의 저유가, 저금리, 달러 약세 등에 힘입은 이른바 3저 호황기에 버금가는 수출증가율이다.

 올해 수출 호조의 주요 요인은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반도체·휴대폰 등 첨단 정보기술(IT) 제품과 자동차의 수출 호조를 꼽을 수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내수에 만족하지 않고 수출에 총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내수 침체를 오히려 수출 확대의 기회로 보고 강력 수출드라이브를 건 것. 고유가, 국제 원자재 가격 불안정 등 대내외적인 악재 속에서 올린 성과라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는 수출 한국의 저력을 과시한 한 해로 우리나라 수출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이 같은 성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69명 늘어난 819명이 훈·포장 및 정부표창을, 1191개 수출업체가 ‘수출의 탑’의 영광을 안게 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250억불탑에 이어 올해에는 350억불탑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D램 상계관세 홍역을 치른 하이닉스도반도체는 기술개발을 통한 제품경쟁력 강화로 40억불탑을 수상한다. 또 우의제 하이닉스반도체 대표이사와 김징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이석순 부전전자부품 대표이사 등이 영예의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하게 됐다.

 그러나 2000억달러를 넘어 3000억, 4000억달러로 가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당장 환율과 고유가 문제가 걸려 있고, 중동·북핵 등 정치적인 요인도 산재해 있다.

 우리나라는 80년대 후반 노사분규와 97년 말 외환위기, 그리고 2001년 IT 거품 붕괴와 같은 온갖 어려움을 헤치고 수출 20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수출 한국의 저력으로 심기일전해서 시련과 어려움을 극복한다면 2009∼2010년 수출 4000억달러 달성은 물론, 10년 후 수출 5000억달러, 세계 6∼7위 수출대국의 ‘꿈’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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