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IBM 유비쿼터스 컴퓨팅 연구소

 지난 6월 세계적인 컴퓨팅 서비스업체 IBM이 국내에 R&D 센터를 개소했다. 연구소 정식 명칭은 ‘IBM 유비쿼터스 컴퓨팅 연구소(IBM Ubiquitous Computing Laboratory 소장 이호수: 이하 IBM UCL). IBM은 4년에 걸쳐 3200만 달러를 투자해 세계적인 연구소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IBM UCL은 한국IBM기술연구소에서 종사하던 25명을 흡수해 연구진이 50명 정도다. 세계적인 업체의 R&D센터인 만큼 이 연구소에 대한 IT업계에서의 관심도 높다.

연구소가 오픈한 지 반년도 채 안됐지만, 신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원들의 열기는 뜨겁다. 국내 연구원 사이는 물론이고 전세계 IBM 연구소 연구원들과 시공간을 뛰어넘는 의견 교환이 활발하게 펼쳐진다. 두 달에 한두번 꼴은 미국으로, 유럽으로 찾아가 최신 연구과제를 리뷰하고 전략도 수립한다.

최근에는 텔레매틱스 기술 개발 방향을 놓고 연구원들간에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텔레매틱스에서는 유연성보다 성능이 중요합니다. 성능이 따라오지 못한다면 시장이 열리지 못합니다.”(IBM 한국 연구소 연구원)

“앞으로 업데이트될 것 생각하면 유연성을 강조해야지요.” (IBM 미국 연구소 연구원)

“우리 연구소도 성능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봅니다.”(IBM 독일 연구소 연구원)

우리나라와 독일 연구진은 텔레매틱스 상용화 안착을 위해 성능을 우위에 둬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미국 연구진들은 업그레이드, 확장성 등을 미리 고려하면 우선순위는 유연성이 되야 한다고 설전을 펼쳤다.

현재 한국 연구소는 텔레매틱스 미들웨어를, 독일 연구소는 시스템과 운영체제를, 미국 연구소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맡고 있기 때문에 모두 연구소는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길고 긴 기술 토론과 논리적 증명 끝에 결국 국내 연구원들의 의견이 대폭 받아들여졌다. 한국 R&D 센터 연구진들은 유비쿼터스 연구소가 개소하기 전부터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텔레매틱스 노하우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시차 때문에 밤늦게 콘퍼런스 콜이 열리기도 합니다. 얼마전에는 미국 섬머타임제를 고려하지 못하고 회의시간을 놓칠 뻔 했죠.” 텔레매틱스 연구를 총괄하는 배영우 부장이 털어놓는 작은 에피소드다.

이호수 소장은 “우리 연구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상상력’”이라고 말했다. 유비쿼터스 기술이 적용되면 벽이나 바닥 모두 하나의 디스플레이가 될 수 있다. 단말기가 서로 달라도 교신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물건에 전자태그(RFID)가 실현되면 기존의 재고관리 개념은 완전히 사라진다. 연구소에서 개발하는 핵심 분야에 대한 설명을 듣다보니 이 소장의 말에 백번 이해가 된다.

상상했던 것을 하나씩 하나씩 기술 개발로 현실화해 나가는 과정이 여간 재미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추후 국내 대학, 기업과 연계한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 개발에도 나서 국내 유명 연구소로 뿌리내리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IBM UCL에 개발된 기술들이 어떤 과실을 맺어나갈 지 마치 신기한 마술을 보듯 비상한 기대가 모아진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