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에서 배운다](3)구글(하)

 ‘구글, 아시아 클러스터 만드나?’

지난 여름 나스닥 입성을 통해 풍부한 자금을 확보한 구글은 이를 바탕으로 세계 검색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글로벌 전략 시동에 본격 나서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인터넷 검색 부분 1위 자리를 고수하면서 ‘유럽에서도 구글의 검색기술은 통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토착 기업이 건재한 지역, 특히 아시아 국가에서는 후발 주자로 이들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지역 신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보도에 따르면 구글의 국제 사업은 총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비중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구글의 해외 사업은 미국에서처럼 주로 광고에 의존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업의 국제화에도 불구하고 지리적 편중 현상이 심하다. 예컨대 광고주 가운데 90% 가량은 미국·영국·독일·일본·캐나다 등을 포함해 10개국에 집중돼 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홍콩에서 3위, 일본에서 10위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유럽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문자나 이용자 행동 양식에서 북미 지역과 유사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이와 다른 아시아는 특별한 엔지니어링 작업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구글의 글로벌 전략은 문자와 생활 양식이 다른 아시아 지역, 특히 중국·일본·한국 등 동아시아 3국에 대한 공략 방식에서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구글은 현재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 진출해 있다. 구글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중국어판 인터넷 검색엔진업체인 바이두닷컴(http://www.baidu.com)의 지분을 인수했다. 중국 전략은 일단 현지에서 영향력 있는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서비스 확산이다. 바이두는 야후가 중국어 검색엔진을 도입하기 전까지는 야후와 제휴한 바 있다.

일본에서는 연구개발(R&D)센터 개설을 통해 기술 부문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일본에 영업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구글은 이 센터를 통해 현지에서 연구개발을 담당할 엔지니어를 대거 채용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아시아 지역에 적용할 서비스 기술을 이곳을 통해 개발한다는 것. 글로벌 차원의 R&D센터는 미국내 마운틴뷰·산타모니카·뉴욕 외에 스위스·아일랜드에도 있다. 지난해 R&D센터가 개설된 인도에서도 조만간 100명 규모의 현지 연구원을 뽑을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영어권이나 로마자권 국가 공략을 위한 기술 전진기지일 뿐이다.

그러나 IT강국인 한국 시장 전략은 현재까지 지사 설립과 한국어 사이트 개설 외에는 특별한 게 없다. 본사의 국제비즈니스 담당 리처드 첸 매니저는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사업을 벌이겠지만, 현재로선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모든 국가에서 똑같은 패턴의 사업을 벌이기 보다는 국가별로 다른 전략을 쓰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기술기반이면 기술, 영업기반이면 영업 등 국가마다 서로 다른 특성을 살린 별도의 사업을 지역 단위로 묶는 ‘아시아 클러스터’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조장은 기자@전자신문,je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