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과학관을 만들자](7)르포­-몬트리올사이언스센터

‘코끼리 구하기(Saving the elephant).’

 몬트리올사이언스센터(MSC:Montreal Science Centre)가 지난 20일(현지시각) 관람객들을 향해 내건 화두다. 이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국제거래금지조치(CITES)에도 불구하고 궁지로 내몰리는 아프리카 코끼리를 주제로 삼아 사회·과학적 보호, 유전학 연구현황 등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노력이다.

 MSC는 기발하고 다양한 이벤트가 살아숨쉬는 과학놀이공간이다. 환경·건강·로보틱스·컴퓨터 등 자칫 딱딱하게 흐르기 쉬운 과학기술을 재미있는 놀이문화로 승화시켰다. 4세 무렵의 어린이로부터 예비 창업자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필요에 따라 즐기고,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1700년대 초부터 이어져 온 퀘벡(Quebec) 사람들의 삶이 고색창연하게 깃들어 있는 지역인 ‘옛 항구(Old Port)의 킹 에드워드 포구’에 자리잡아 시민들에게 더욱 친숙하다.

 “산책나온 가족들이 가볍게 들르거나 어린 학생들의 단체관람으로 1일 평균 500명 정도가 사이언스센터를 찾아옵니다. 무엇보다 넓은 공간을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MSC 관계자의 자랑이다.

 그는 상설전시관인 ‘테크노시티’에서 관람객들에게 △컴퓨터와 로보틱스 △제품 디자인과 개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과 정보 △에너지와 재활용 등에 대해 설명해주고 체험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를 비롯한 36명의 도우미는 테크노시티를 찾아온 어린 학생들에게 로봇 팔을 직접 조작하고, 위성사진을 직접 분석해볼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어린 학생들의 눈망울이 빛나고, 함박 웃음이 쉼없이 이어졌다. 그들은 가르치고 배운다기보다 즐겁게 놀고 있었다.

 4∼7세 어린이를 위한 상설 공간인 ‘공룡의 집(Dynamo’s Lair)’에서는 웃음소리가 즐거운 비명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어린이들은 공룡의 보금자리에 초대돼 20개 게임을 즐기고 거대한 공룡들을 만난다. 건강·습관·물질·소리·빛·파동 등 일상 생활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과학들을 쌍방향 게임과 멀티미디어영상으로 보여주는 상설관인 ‘유레카(EUREKA)’에도 41명의 도우미들이 관람객들과 일 대 일로 대화하고 전시물을 즐기게 해줬다.

 10세 이상 청소년들을 위해 지난 16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 마련된 기획물인 ‘어느 살인자의 부검(Autopsy)’도 흥미롭다. 이 프로그램은 범죄현장과 시체로부터 단서를 발견해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과학기재 사용과 과학적 상식을 전해준다. 캐나다의 미래를 이끌어갈 과학자, 의사, 과학수사관들이 단서를 발견하기 위해 눈을 빛내고 있었다.

 MSC를 찾은 캐나다 과학 꿈나무들의 눈빛은 ‘36 솔루션즈(Solutions)’에 이르러 절정에 이른다. 이 곳에서는 리튬폴리머전지, 새로운 힘 전달방식을 채택한 자전거 등 캐나다 과학자와 발명가들이 이룩한 36개의 성과들이 소개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상생활과 상업·산업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들의 연구과정, 효과, 사회기여 등을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전시관을 찾은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도전의지를 부추키고 있다.

 MSC는 1987년 쌍방향 과학 전시관의 형태인 ‘EXPOTEC’으로 처음 문을 열었고 2002년에 지금의 이름을 채택했다. 전시장으로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아 출발했기 때문에 무려 2576평방미터에 이르는 이벤트형 공간이 마련됐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과학관을 찾아갈 때마다 새로운 이벤트를 접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캐나다 정부를 비롯해 노텔네트웍스, 벨캐나다, 비아철도 등 70개 공·사적 기관들이 총 1500만달러를 출원해 MSC의 오늘을 만들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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