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통 경쟁력`국내에선 찬밥

 지난 주 대만 타이페이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대만 텔레콤 2004’ 전시회의 주요 테마는 단연 무선인터넷이었다. 청화텔레콤, TCC, 파 이스턴, APBW 등 주요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저마다 화려한 부스에 첨단 휴대폰을 전시해 놓고 방문객들을 끌어들였다. 터질듯한 음악과 각종 이벤트에 몰려든 방문객으로 전시회장은 활기에 찼다. 부스마다 마련된 서비스 체험코너엔 각종 첨단 서비스들이 관객을 맞았다.

한 부스에 들어갔다.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한 청년이 서비스를 열심히 설명했다. 해리포터 시리즈 상영을 소개한 화면이 나왔다. “이 화면으로 영화 내용을 미리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화면을 내리면… 영화 상영시간표가 나오죠.” “영화 소개 동영상은 어떻게 보나요? 예매는 어떻게 하죠?” 답변은 “동영상은 볼 수 없습니다. 아직 그런 서비스는 나오지 않았습니다”는 것이었다.

대만의 이동통신서비스는 CDMA2000 1x가 등장하면서 텍스트기반에서 화상이미지를 무선인터넷으로 보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2년전 수준에 진입했다. 틈만 나면 휴대폰을 열어들고 엄지손가락을 눌러대는 우리나라의 소비자층과 대만의 소비자층 사이 체험의 격차는 이미 크게 벌어졌다. GDP가 3000달러이상 높은 대만보다, 우리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앞섰다는 것은 중요한 경쟁력이다. 이 덕분에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서비스 노하우는 물론 주변의 중소기업들이 창의적인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가입자의 서비스 교육(?)수준이 높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에 힘입어 통신사업자들의 해외 진출도 적극적 공세로 돌변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선 이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독점적인 사업권을 가지고 바가지 요금으로 이윤을 취하는 회사’로 낙인찍히게 마련이다. 요금인하 논의를 시작했을 때 한 국회의원에 “무선인터넷 경쟁력 활성화와 요금인하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무선인터넷 요금 위주로 인하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지만 “그러면 국민에게 떡이 덜 가지 않느냐”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동통신 서비스 경쟁력은 확보하기 쉽지 않은 우리의 자산이다.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에 ’엉뚱한 떡(혜택)’만 찾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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