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계 휴대폰사업 진출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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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무선 및 스위칭 장비업체인 유티스타컴. 지난 6월 미국의 주요 휴대폰업체인 오디오박스를 인수해 화제가 됐다. 국내 휴대폰업체인 팬택&큐리텔도 오디오박스 인수를 추진했으나, 결국 인수가격을 높게 제시한 유티스타컴이 낙점됐다. 이 회사는 오디오박스 인수에 무려 1억6500만달러를 투자했다. 팬택&큐리텔은 5000만달러 이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렴하게 이동전화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휴대폰 시스템(퍼스널액세스시스템) 개발로 중국 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린 유티스타컴은 휴대폰 사업 진출로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티스타컴은 국내 중견 휴대폰업체 인수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통신장비업계의 휴대폰 사업 진출이 활발하다.

 지난 2000년 이후 사업자의 투자 부진 등으로 통신장비 시장이 오랜 기간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자, 관련업계가 사업 다각화와 수익 개선을 위해 성장성 높은 휴대폰 사업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휴대폰 시장은 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년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며 올해 6억∼6억5000만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 아이템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통신장비업계는 인수합병(M&A)이나 신규 사업을 통해 휴대폰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특히 휴대폰 시장의 치열한 경쟁으로 경영난에 봉착한 휴대폰업체들을 M&A의 표적으로 삼고 있다. 또 신규 사업을 통해 모바일 IP폰 등 차세대 휴대폰으로 주목받는 단말 사업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세박풍통신기술유한공사는 최근 국내 중견 휴대폰업체인 맥슨텔레콤에 인수의향서(LOI)를 보내고 실사작업에 착수했다. 맥슨텔레콤이 유럽에 연구소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중견업체 중 비교적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슨텔레콤 관계자는 “휴대폰 시장에 신규로 진출하려는 업체들이 맥슨텔레콤 인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최대주주인 세원텔레콤이 경영난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자본 투자를 받기 위해 국내외 업체들과 M&A를 포함한 투자협상을 진행중이다.

 신규 아이템 발굴을 통해 휴대폰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장비업체들도 눈에 띈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는 조만간 전세계 시장에 모바일 IP폰을 선보이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모바일 IP폰은 무선랜 환경에서 이동전화가 가능한 휴대폰이다. 국내에서는 최대 휴대폰업체인 삼성전자가 모바일 IP폰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CDMA시스템업체인 현대시스콤도 장비 기술을 기반으로 휴대폰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매각이 가시화되고 있는 국내 중견 휴대폰업체들도 기존 휴대폰업체보다 통신장비업체와 M&A를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중견 휴대폰업체 한 관계자는 “중국 등 해외업체에 매각될 경우, 본사 이전 등 국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며 “해외보다는 국내 업체로 매각되는 것이 유리하며, M&A에 난색을 표명하는 휴대폰업체들보다 자금력을 확보한 장비업체들과의 결합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