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은행과 신용카드 결제를 처리하는 모바일 뱅킹 단말기 사용자가 이동통신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에 힘입어 20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실제 서비스 이용자는 이중 30%에 머물러 모바일 뱅킹을 본격 확산시키려면 서비스 기반 경쟁으로 전환해야한다는 지적이다.
9일 이통3사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 ‘m뱅크’를 지원하는 단말기의 누적 판매 댓수가 최근 100만대를 넘어선데 이어 LG텔레콤의 ‘뱅크온’ 단말기 판매량도 다음주께 1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여기에 KTF가 ‘K뱅크’를 약 30여만대 보급, 국내에는 총 230여만대의 모바일 뱅킹 단말기가 공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실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받기 위한 스마트카드칩을 발급 받은 가입자들은 극히 저조했다.
SK텔레콤의 경우, 7월말 기준으로 99만대의 ‘m뱅크’ 단말기를 판매했으나 이중 39만명만이 금융칩을 발급받아 서비스를 이용중이다. KTF 역시 30% 수준에서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온’ 단말기를 시중 은행에서만 판매해온 LG텔레콤은 칩 발급률이 경쟁사에 비해 높지만 단말기 구입만하고 칩 발급을 받지 않은 고객도 상당수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번호이동성제 시행과정에서 신규 가입자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주력한데다 일부 업체는 칩 발급권을 가진 은행이 아니라 전국 판매점에서 최신 단말기 개념으로 모바일 뱅킹 단말기를 판매하는데만 급급해 서비스 이용률이 낮을 수 밖에 없었다”고 풀이했다.
또한 금융권과 이통사들이 모바일 뱅킹 표준 기술 주도권을 놓고 오랜 기간 대립하면서 상호 호환이 되지 않았던 점도 서비스 이용률을 떨어뜨리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KTF 관계자는 “모바일 뱅킹이 통신과 금융이 결합된 신개념의 서비스로 고객에게 새 이용행태로 자리잡으려면 전국 교통카드나 각종 서비스 호환 기능 등을 갖추는데 업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단말기 판매량을 갖고 외형 부풀리기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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