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멀티미디어 폰으로 진화하면서 PC를 능가하는 메모리 반도체시장의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되고 있는 일부 캠코더폰은 일반 사양의 데스크톱 PC보다 메모리 사용 규모가 커 이르면 2∼3년 후에는 휴대폰용 반도체시장이 PC용시장을 추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200만화소 캠코더폰의 경우 512Mb 낸드형 플래시메모리 2개와 256Mb D램이 원칩화된 총 160MB 용량의 MCP(다중칩)가 사용되고 있다. 또한 동영상 저장을 위해 별도로 256MB 낸드형 플래시 메모리카드가 사용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내장용 160MB, 외장용 256MB를 합쳐 총 416MB 용량의 메모리가 사용된다.
이는 펜티엄급 데스크톱 PC의 평균 메모리 사용량 390MB를 넘어서는 것이다.
특히 올해 전세계 휴대폰 시장은 약 6억대 규모로 1억7000만대인 PC에 비해 약 3.5배에 해당하는 규모를 형성하고 있어 수량 측면에서는 휴대폰이 훨씬 앞서고 있다.
올해 대용량 낸드형 플래시메모리가 사용되는 3세대 휴대폰은 전체 휴대폰 중 약 18% 정도지만 2005년에는 30%, 2006년에는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향후 휴대폰은 메모리 반도체의 최대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황창규 사장은 지난 6월 공학한림원 강연을 통해 “2007년에는 휴대폰에 사용되는 메모리 시장이 256Mb 기준으로 65억개 수준에 이르러 61억개에 머무르는 PC를 추월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처럼 휴대폰 속에 사용되는 메모리가 반도체 시장의 가장 큰 시장으로 자리잡으면서 차세대 메모리 시장의 가장 큰 효자로 부상하고 있다.
게다가 휴대폰에 사용되는 메모리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휴대폰용 D램의 경우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1.8V의 저전압으로 동작하는 제품을 사용하며, 모바일 D램이라고 불린다. 휴대폰용 모바일 D램의 가격은 일반 PC에 사용되는 범용 메모리 제품대비 약 2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현재 세계 반도체 업계는 휴대폰용 메모리 시장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향후 가장 큰 휴대폰용 메모리 시장을 어느 업체가 석권하느냐에 따라 메모리 업체의 순위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휴대폰 등 모바일 반도체시장의 급속한 확대로 오는 2007년 전자산업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PC중심기였던 95년 PC 반도체에 힘입어 전자산업시장에서 반도체비중이 최고 22%까지 올라갔으나 이후 비중이 떨어지다가 모바일 반도체 등에 힘입어 올해는 23%로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용 반도체가 반도체시장을 주도하던 60년대부터 80년대 중반까지는 전자산업 중 반도체비중이 10% 미만이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휴대폰용과 PC용 메모리 수요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