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1분기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가격을 2배 이상으로 올렸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낸드 기반 저장장치 수요가 폭증했지만 공급은 크게 늘지 않아서다. 메모리 품귀 현상과 가격 인상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낸드 플래시 공급 가격을 100% 이상 인상했다. 지난해 말 주요 고객사와 공급 계약을 완료, 1월부터 인상가를 적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D램도 최대 70% 가까이 가격을 높여 계약한 데 이어 낸드까지 오름세가 대폭 커졌다.
낸드 가격 인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메모리 공급 부족이 본격화하면서 낸드 역시 영향권에 들어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낸드 가격 인상률은 전 분기 대비 33~38% 수준이었다. 올 1분기도 비슷한 수준의 인상을 전망했는데, 실제 공급가는 이를 상회한 것이다.
낸드 가격이 두배로 오르는 건 비단 삼성전자만은 아니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수준으로 관측된다. 양사는 낸드 시장 점유율 1·2위다. 노무라 등 해외 증권가에서는 시장 5위 샌디스크도 새해 낸드 가격을 100%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D램과 마찬가지로 낸드 제조사들도 가격 인상에 잇따라 가세하고 있다”며 “사실상 낸드 시장 전체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낸드 가격이 급등한 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이다. 수요는 계속 늘지만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우선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여기에 모바일·PC까지 고성능·고용량 저장장치 탑재가 확산했다. 최종 기기 단에서 AI 연산을 하는 '온디바이스 AI' 열풍이 거세져서다.
반면 공급은 제한됐다. 지난 한 해 낸드 플래시 대규모 증설이 없었을뿐더러 공정 전환 등으로 공급량이 크게 늘지 않았다. 삼성전자도 낸드 투자에는 보수적이었다. 감산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출하량 확대는 제한적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낸드 가격은 2분기에도 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낸드 공급가 인상을 위해 고객사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가격 인상으로 시장 여파가 만만치 않다. 우선 AI 인프라 구축 비용이 대폭 오르고 있다. AI 확산의 병목은 메모리 탓이란 말이 돌 정도다. 스마트폰, PC 등 메모리가 탑재되는 각종 기기의 가격 줄인상도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PC 제조사도 메모리 가격 때문에 최종 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며 “당장 메모리 공급량을 대폭 늘릴 수 없어 이 같은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