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메모리의 힘…반도체 영업익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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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

삼성전자 실적은 반도체가 이끌었다. 회사는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이 작년 4분기 17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거둔 전체 영업이익(20조원)의 85%를 반도체가 책임진 셈이다.

◇'D램 날개'로 비상

실적 개선의 1차 요인은 메모리 가격 급등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메모리 가격은 40~50% 급등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크게 늘었다. 메모리 제조가 HBM에 집중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범용 D램 공급 부족이 발생, 가격 상승을 야기했다. 특히 서버용 D램 중심으로 평균판매가격(ASP)이 크게 상승했다.

늦어졌던 엔비디아 대상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공급이 본격화된 것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 처리 성능을 극대화한 메모리다. 현재 메모리 중 가장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고전했다. 성능 문제로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재작년 말 D램 재설계 카드를 꺼내면서 반전을 노렸고, 이는 주효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납품이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6세대 HBM이자 올해 양산이 예정된 HBM4의 엔비디아 공급도 확정했다.

◇낸드도 호조…비메모리 적자 감소

낸드도 DS부문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낸드 가격도 지난 4분기에 최대 50% 올랐다. 그동안 수익성 부담 요인이었던 낸드는 가격 반등과 함께 손익 구조가 빠르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AI 투자 효과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공급 부족 등이 겹치면서 서버 내 실수요 성장 기회를 맞았다. 기업용 SSD(eSSD), 유니버셜 플래시 스토리지(UFS) 등 고부가 저장장치 제품 가격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수익성이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는 적자가 이어졌으나 규모는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 상반기까지 분기별 2조원대 적자를 기록했지만 최근 수천억원대로 줄었다는 분석이다. 갤럭시S26 탑재에 성공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으로 경쟁력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파운드리도 4·5·8나노미터(㎚) 등 안정적 수율을 확보한 공정 중심으로 고객이 늘어 적자폭 축소에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작년에만 테슬라·애플 등 북미 빅테크 기업의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따내며 장기 성장 기반을 다졌다.

◇반도체는 올해 '청신호'

삼성 반도체 성장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삼성 반도체 연간 매출을 210조~220조원, 영업이익은 90조~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반도체 사이클이 무의미할 정도로 시황이 급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메모리 가격은 계속 올라 올해 실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낳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1분기 메모리 가격 협상이 끝났는데 최대 70% 인상, 평균 50% 인상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이러한 흐름은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은 안정적 인프라 투자를 위해 메모리 장기 계약을 요구하나, 삼성전자를 비롯한 메모리 제조사는 가격 변동성을 고려, 단기 계약을 추진 중이다. 이마저도 고객이 원하는 가격에 계약을 따내기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주도권이 메모리 제조사에 있다는 얘기다.

한편, 삼성전자 자회사로 연결된 삼성디스플레이(SDC)는 작년 4분기 1~2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는 2024년 4분기 90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를 공급하는 애플 아이폰17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여 실적이 증가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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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실적 추이 (출처:IBK투자증권)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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