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조율했던 신기술 팀장이 전격 퇴사해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국민은행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약 3년 동안 국민은행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던 조봉한 신기술 팀장(39)이 최근 국민은행을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조 전 팀장은 미국 오라클 본사에서 근무하다 2001년 7월 김정태 행장 직속 CTO로 전격 발탁, 영입됐으며 그동안 차세대뱅킹시스템(NGBS) 팀장과 신기술 팀장을 역임하면서 차세대 프로젝트의 적용 기술과 범위 등과 관련된 사업을 추진해왔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조 팀장의 계약이 지난 6월 말로 종료된 데다 여러 군데에서 영입을 타진해 온 것으로 안다”면서 “그동안 축적한 경험들이 다양한 곳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종 은행권과 금융IT업계는 조 팀장의 퇴사와 관련해 그 배경과 거취, 그리고 향후 국민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사태의 배경으로 차세대 프로젝트에서 계정계 시스템에 적용할 방법론을 놓고 조 팀장과 CIO 간 견해차가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국민은행은 코어뱅킹 시스템의 유닉스 전환을 놓고 요구불예금·적립식예금·여신상품 등 이미 업무·서비스 단위로 구성된 코어뱅킹 시스템을 단위별로 잘라 순차적으로 전환하는 방식과 기능별로 분리해 컴포넌트 단위로 재구성하는 일종의 빅뱅 방식을 놓고 고민해 왔다.
두 방식 가운데 조 팀장은 후자를, CIO 등은 전자의 방식을 지지하다 최근 전자로 좁혀지면서 조 팀장의 역할과 입지가 크게 좁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 측은 조 전 팀장의 후임자로 새로운 인물 영입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당분간 같은 부서 파트장의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고 지난 5월 컨설팅 전문업체인 액센추어에서 영입한 현신균 PPMO 팀장이 조 팀장의 공백을 메운다는 방침이다.
한편 조 팀장의 향후 거취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재 조 팀장은 하나은행에서 임원급의 지위로 새 둥지를 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하나은행 측은 “아직 명확히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동안 차세대 프로젝트 추진을 놓고 시기를 조율해온 하나은행이 조 팀장의 영입을 계기로 관련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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