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상반기 IT시장 결산](3)통신장비 시장
상반기 통신장비 시장은 ‘어려움의 연속’으로 대변된다. 신규 투자가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국내외 업체들 간 출혈경쟁으로 시장은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업계는 불황 돌파를 위해 비로소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성과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또 2분기부터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신규 프로젝트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하반기에는 완만한 상승국면으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유선부문에서는 한단계 진화된 네트워크를 위한 광대역통합망(BcN), IPv6 등의 투자가 점진적으로 일어날 전망이며 WCDMA 등 신규 투자가 미뤄졌던 차세대이동통신 부문에 대한 투자도 기대해 볼만하다. 그러나 그동안 통신사업자들이 투자를 미뤄왔던 부분에 대한 미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해 회복 시점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초고속인터넷장비, 해외시장이 불황 “탈출구”=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초고속인터넷시장은 가입자 포화에 따른 신규 투자 위축으로 극심한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다만, 일본·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이 활기를 찾으면서 수출 활로를 찾는 시기였다. 우전시스텍이 제일 먼저 소프트뱅크BB에 70메가, 100메가급 장비 수출의 물꼬를 트면서 미리넷·다산네트웍스 등 대표적인 VDSL장비 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지멘스에 매각된 다산네트웍스는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로서는 최초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도 했다.
반면, 기술의 진보로 인해 무선인터넷이 영역 확장에 나서면서 무선랜 업체들의 시장 활성화의 기대를 부풀릴 수 있는 시기였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물론 신축 오피스텔, 아파트 등의 무선 수요가 늘면서 향후 일반 소비자 시장에 대한 무선의 급격한 침투가 예상된다.
◇유선통신장비, BcN 투자 “기대 이하”=향후 네트워크 인프라의 근간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광전송장비 시장은 여전히 침묵했다. 아이티 등 국내 다중서비스 지원 플랫폼(MSPP) 에지 장비업체들이 일부 관공서를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하며 신규 시장을 만들어 갔다. 관련 업체들은 상반기 MSPP, OXC 등 장비에 대한 BMT를 거친 KT가 본격적인 도입에 나설 것으로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또, 광대역통합망(BcN) 등의 시범사업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서 소프트스위치 등 차세대 네트워크장비 시장에 대한 수요도 기대된다. 올해안으로 대규모 장비 수요가 예상되지는 않지만,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희망을 갖게 한다. 단, 소프트스위치 등 핵심 장비의 국산화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하반기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분야는 착신번호 부여 등 시장 활성화 요인이 큰 인터넷전화(VoIP) 부문이다. 하반기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이동통신장비업계 ‘연명기간’=상반기 이동통신장비업체들에는 한 마디로 ‘연명 기간’이라는 의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번호이동성 시행으로 인한 확충 및 업그레이드 수요가 일부 발생하기는 했다. 그러나, 이통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히려 대부분 자금이 시스템 투자보다는 마케팅 부문에 대부분 투여됐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상황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위성DMB·지상파DMB 등 이슈는 있으나 장비업체들에 도움이 되는 직접적인 사업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투자 시점이 향후 1∼2년 이후에나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동안 투자가 미뤄졌던 WCDMA 등에 대한 투자를 예상해 볼 수 있지만, 관련 업체들의 기대에는 턱 없이 부족할 전망이다.
이 외에 무선인터넷솔루션 기업들중 일부는 국내 레퍼런스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선전이 예상된다. 일부 업체들의 경우 게임·압축·전송 등의 주요 솔루션으로 굴지의 해외 기업들로부터 로열티를 받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