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레즈 불법 `미연시`파문

인터넷을 통해 무차별 유포되고 있어 충격

‘12인의 여교사 입니다. 12명의 여교사와의 xx를 다루고 있는 겜입니다. 윈도XP에서 실행 확인했습니다. 즐겜하십시요.’

 지난 14일 국내 최다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 와레즈 사이트에는 이른바 ‘미연시’ 게임들이 홍수를 이뤘다. ‘미연시’란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의 줄임말이지만 네티즌 사이에서는 ‘변태 성욕 게임’이란 은어로 통한다. 그 내용도 말이 좋아 연예 시뮬레이션 게임이지 실제로는 여성의 뒤를 쫓아 강간을 하거나 여교사와의 성관계 성공 여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 같은 ‘미연시’ 게임들이 인터넷을 통해 무차별 유포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대부분 일본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들 게임은 성인들에게도 낮뜨거운 음란물이지만 청소년들도 비용만 지불하면 내려받을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15일 오전에만 이 와레즈 사이트에는 약 40개의 ‘미연시’ 게임이 올라왔으며 전체로는 총 1276개의 게임이 게재돼 있었다. 숫자만 보면 그 인기가 일반 전략 시뮬레이션게임(1827개)에 버금간다. 게임은 일본어로 돼 있어 PC에 설치해도 플레이가 쉽지 않을 것 같지만 번역법까지 친절하게 설명돼 있었다.

 한 네티즌은 “한글 패치(한글로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는 미흡하지만 알아볼 만하다”고 자신이 올린 미연시 게임을 홍보하고 있었으며 번역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사이트를 알려주는 네티즌도 있었다.

 이처럼 네티즌이 무분별하게 변태 성욕 게임 조차 유포하는 배경에는 인터넷의 공유 정신보다 금전적인 보상이 뒤따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료 P2P나 웹하드 서비스를 이용해 자료를 올리고 이를 타인이 내려 받는 경우 내려 받는 금액의 10%가 물건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사이버 머니 형태로 자료 게시자에게 돌아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네티즌이 몰리는 음란물을 더욱 적극 게재한다는 것이다.

 최근 경찰의 음란물 단속으로 조사를 받은 네티즌끼리 모인 한 카페에는 “포인트(사이머 머니) 좀 모으려는 생각뿐이었는데 단속에 걸렸다”는 글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한명호 팀장은 “‘카피레프트’ 정신이 살아있는 와레즈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불법 음란물들이 버젓이 게재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라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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