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MP3P 특허` 전방위 공세

수출 유망품목으로 각광받고 있는 MP3플레이어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무차별 특허공세로 국내 중소업체들이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니 걱정이다.

 대기업에 비해 특허 대응전략이 미흡한 중소업체들에 외국업체들의 이 같은 파상적인 공세는 금전적인 부담은 물론 수출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 자명하다. 더구나 특허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외국업체들은 한국산 MP3플레이어를 수입하는 국가의 유통업체에도 상품 취급 포기를 종용하는 등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전과 다른 심상치 않은 기류마저 느끼게 한다. 이탈리아 시벨스·미국 오디오엠펙 등 외국업체들이 작정이라도 한 듯 국내 중소MP3플레이어업체들을 압박하고 나선 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과의 로열티 협상과정에서 ‘MPEG오디오3’ 특허기술을 인정받았다는 자신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술 더 떠서 이스라엘 M 시스템스·미국의 샌 디스크도 최근 USB 휴대형 저장장치 기능을 채택한 국내 MP3플레이어업체들을 대상으로 특허 라이선싱을 요구하고 나서 멀티미디어화가 가속되고 있는 MP3플레이어에 대한 외국업체들의 특허공세는 앞으로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원천기술을 확보한 외국업체와 상용화 기술을 확보한 국내업체와 공통기술 분야에서 특허분쟁 건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경쟁국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공격적 특허방어 전략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시장 확대를 기다렸다가 원천기술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이른바 기회포착형 특허소송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외국기업들의 MP3플레이어 특허공세도 기회포착형의 본보기라 할 수 있다. 모든 원천기술을 자체 개발해 사용할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기술의 융합이 가속화하고 있는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당장 먹기에는 곶감이 좋다고, 남보다 한발 앞서 첨단제품을 상용화하려는 욕심이 지나쳐 신중한 검토 없이 남의 기술을 응용하거나 베낀다면 언제든지 특허공세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특허사냥꾼들이 설치는 상황에서 명백하게 특허를 침해하고도 무대책인 상태로 버티기만 잘하면 유야무야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위험한 생각이다.

 특허분쟁은 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국가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허분쟁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국가간 통상 마찰 해소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산업자원부가 디지털전자 3대 분야 10대 주요 품목에 대한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특허분쟁 지원대책 수립에 나선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특히 발등에 불이 떨어진 MP3플레이어에 대한 특허대책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는 것도 시의적절하다. 이번 외국업체들의 특허공세 타깃이 된 중소MP3플레이어업체들 대부분이 특허협상 경험이 없고 기술적 분석 능력도 미흡한 만큼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특허라이선싱 및 특허법률에 대한 조언과 적극적이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허분쟁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차제에 업체들도 종전과 같은 안이한 자세를 버리고 특허에 대한 업계 공동의 대책 수립을 통한 자기 방어에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들은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특허가 많으므로 이에 대한 세심한 전략을 세워두지 못하면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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