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 기지개 켜나

한국IBM(대표 토니 로메로)이 6개월 이상 끌어오던 조직 정비 작업을 마무리 짓고 내달부터는 정상적인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IBM의 영업 공백으로 반사 이익을 얻었던 서버 업계는 한국IBM이 정상적인 조직을 정상가동하면서 그동안 뒤쳐진 실적을 만화하기 위해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한국IBM은 올 1분기를 지나며 단위 제품 사업부별로 언론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일부 대외 활동을 전개했지만, 지금까지도 관련 사업부의 최고 임원급들은 공식석상에 일체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IBM 차원의 ‘메시지’ 전달에도 극히 조심스런 태도를 보여왔다.

 이처럼 대외 행보에 수세적였던 한국IBM은 오는 6월 9, 10일 이틀간 ‘한국IBM 포럼 2004’를 개최한다.

 3년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IBM 포럼은 한국IBM 사장을 비롯한 전 사업부 임원이 한 자리에 나와 향후 1년간 IBM의 사업 전략과 방향을 소개하는 대규모 행사다. 업계에서는 아직 일부 사업부 임원이 공석이고 여전히 구조 조정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전사적으로 치러지는 포럼을 더 개최하는 것에 대해 한국IBM이 대충의 조직 정비를 마무리 짓고 기업 차원의 대외 활동을 본격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IBM측에서는 임원진의 참석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IBM 주변에서는 토니 로메로 사장, 영업을 총괄하는 이휘성 부사장, 유닉스 사업을 총괄하는 박원섭 상무 등 고위 임원급들이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흘러 나오고 있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온 디맨드 이즈 리얼(one demand is real)’로 IBM의 차세대컴퓨팅 전략인 온 디맨드가 일상 생활로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 시장이 확산되고 있음을 강조할 계획이다. 특히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 전 사업 영역이 올해 큰 변화 기로에 서 있는 만큼 포럼을 기점으로 관련 사업의 전략도 공식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메인프레임의 교체와 파워 4 칩 기반의 유닉스가 하반기부터 본격 파워5로 교체되는 큰 변화에 직면한 한국IBM은 ‘IT 인프라 단일화(simplification)’를 핵심 전략으로 내걸 것으로 보인다. 복잡하게 구성돼 있는 IT 환경을 IBM의 기술로 단순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자사 유닉스 OS인 AIX 외에도 리눅스 등 멀티OS 전략을 강조하고, IBM이 보유한 다양한 서버 플랫폼을 단일한 서버로 통합하는 콘솔리데이션 전략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핵심 사업인 유닉스의 경우 파워 5로 세대교체에 적극 대비하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파워 에브리웨어’라는 세일즈 프로모션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는 자사의 파워 칩이 자사 서버 제품 외에 맥캔토시 등에 적인 분야에 활용된다는 점을 널리 알리는 것과 유닉스 외에도 i시리즈(AS400)와 같은 독자칩 기반의 시스템에 파워5를 적용, 멀티OS를 가동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사와 차별화 전략으로 부각시킬 예정이다. 소프트웨어의 경우 기존 5개 브랜드를 강조하되 통합과 자동화라는 두 가지 핵심 기술 측면에서 새롭게 정비된 SW 영업전략을 본격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창희 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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