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금융기관 발주 연기·축소 잇따라
올 상반기 발주될 예정였던 각종 IT아웃소싱 프로젝트가 연기되거나 사업 규모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 시스템통합(SI)업계는 IT 아웃소싱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이 부문의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나 올해 발주가 예상됐던 아웃소싱 사업들이 추진 과정에서 차질을 빚거나 추진되더라도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IT아웃소싱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아웃소싱 계약기간 만료로 발주가 예상됐던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경우 최근 신용불량자 지원을 위한 배드뱅크 설립 관련 업무에 전산직 인력 30여명이 대거 투입돼 아웃소싱 사업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하반기에도 아웃소싱 입찰이 이뤄질 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공공부문 IT아웃소싱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범정부 통합데이터센터도 데이터센터의 갯수나 기존 전산 인력의 재배치 문제 등을 놓고 부처간 이견이 많아 업계가 예상하는 대규모 아웃소싱 프로젝트로 이어질지 아직 미지수다.
범정부 통합데이터센터 과제책임자인 정태명 전자정부전문위원은 “부처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데가 이런 저런 내외부 상황을 감안하면 업계가 기대하는 수준의 대형 프로젝트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SI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국립암센터의 경우 현재 부담하고 있는 아웃소싱 비용을 크게 줄여 주는 조건으로 재계약을 추진, 기존사업자인 현대정보기술과 LG CNS가 입찰을 포기했다. 국립암센터는 30일 삼성SDS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더욱이 올 초 사업자를 선정한 한국증권금융도 아웃소싱 서비스 수준을 크게 높여 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실제 계약 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기존 시스템 구축업체와 협력업체들로부터 인수 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등 정지 작업에도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남기찬 서강대 교수는 “아웃소싱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프로젝트의 경우에도 실제로 내용을 알고 보면 유지보수 대행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아웃 소싱은 인력이관, 축소, 이동 등에 민감하기 때문에 시장확대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공공 및 금융 분야에서 IT아웃소싱 사업 발주가 잇따르면서 시장 활성화를 예상했던 당초 기대와 달리 IT아웃소싱 시장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SK C&C 김창기 IT아웃소싱개발담당 상무도 “최근 IT아웃소싱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공공분야 IT아웃소싱 시장이 열리려면 한참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