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강국을 건설하자]1부-(8)연료전지에 접목된 나노

최근 미국 부시대통령은 펜타곤에서 발간한 극비 문서를 은폐해 논란을 빚었다. 이 보고서는 2007년부터 기후변화 등 환경 재앙이 시작되며 한국 등 각국은 식량, 석유, 물 등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무장에 들어간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의 핵심은 ‘에너지’다. 석유와 자원이 고갈된다는 경고는 이미 수 십 년 전부터 예언 됐지만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미래 에너지 전쟁의 전초전이었다는 것은 어려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

최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연료전지(Fuel Cell)가 부상하고 있는 것은 에너지 위기가 본격화 되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연료전지는 효율이 50% 이상이고 유해가스(NOx, SOx) 배출이 1% 이하인 청정 고효율 발전 시스템이기 때문에 도심에서 대기 공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 메탄올, 에탄올, 천연가스 등 대체 에너지를 이용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동력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자동차의 연료 및 휴대폰, PDA 등 이동통신 기기의 2차전지를 대체할 새로운 개념의 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프랑스 등 각국이 연료전지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GM, 포드, 도요타, 현대자동차 등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도 연료전지를 ‘생존’의 차원에서 개발 중이며 ‘무선’이 화두일 수밖에 없는 인텔, TI, 삼성전자 등 굴지의 반도체 회사들도 연료전지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노 기술은 급부상하고 있는 현재 실험실 수준의 연료전지 조기 상용화를 이끌 구세주로 부상하고 있다. 아직 넘어야 할 장벽이 많기 때문이다. 높은 열효율은 실험실의 수치일 뿐 아직 현장에서는 효율을 내지 못하고 있고 에니악 컴퓨터처럼 너무 크며 이동통신으로 이용하려면 수많은 기술적 장벽을 넘어야 한다.

연료전지는 어떤 전해질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인산 연료전지, 용융탄산염 연료전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 등 다양하게 분류되는데 각 연료전지 별로 적용될 수 있고 현재 수준보다 훨씬 뛰어난 화학물질과 촉매를 만들어내야만 차세대 에너지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 나노 기술은 차세대 ‘촉매’를 개발하는데 크게 기여해 연료전지 개발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한국과힉기술연구원(KIST) 연료전지연구센터의 임태훈 센터장은 “나노는 전체 연료전지 기술 개발에 기여하는 정도가 크지는 않지만 촉매로 쓰이는 백금을 미세하게 나누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연료전지는 쓰임새에 따라 크게 발전용, 수송용, 가정용, 휴대용 전지로 나뉜다. 발전용 연료전지는 나아가 원자력 발전까지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아파트 단지, 공장 등에서 독자적이 분산 발전도 가능해 매년 여름마다 반복되는 전력 부족에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발전용 연료전지는 현재 가장 상용화에 근접해 있는 분야이며 국내에서는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등에서 연구하고 있다.

자동차에 쓰이는 수송용 연료전지도 개발 경쟁이 뜨겁다. BMW 외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가 연료전지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지난해 말 수소 자동차를 처음 판매했으며 2010년까지 약 10만대 이상의 수소 자동차를 판매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한국의 현대자동차는 지난 2000년 말 수소 자동차를 개발해 현재 미국에서 3대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20년이 되면 전 세계 자동차 3대 중 1대는 수소 자동차로 바뀔 것으로 보고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고위 관계자는 “현재 획기적인 연료전지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를 개발 중에 있으며 상용화에 근접해 있다”고 말했다.

가정용 연료전지는 집에서 쓰는 열병합발전소의 개념으로 보일러,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한전은 가정용 3Kw 이하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가 바로 휴대용 연료전지 분야다. 시장 규모가 이동통신 시장의 규모와 맞먹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많은 기술적 난관이 존재함에도 국내 회사들은 기술개발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LG화학은 매년 20억원을 투자, 2005년까지 상용화가 가능한 휴대용 연료전지를 개발 중이다. 삼성SDI는 연료전지만 관할하는 별도의 사업부를 신설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종기원은 이미 신용카드 크기 만한 내장형 휴대용 연료전지를 개발했으며 2005년 상용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벤처기업으로 셀텍은 아연공기연료전지를 개발했으며 LG칼택스정유 계열의 세티는 독일 브라운 호퍼 연구소와 공동으로 노트북용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를 개발했다.

△이들이 뛴다

현대자동차 연료전지 개발팀(팀장 임태원)은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생각되는 연료전지 및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 Ni-MH 전지 개발 연구 인력을 중심으로 하여 지난 2000년 초 탄생했다. 현대자동차는 연료전지 실용화와 개발을 위해 차세대 파워트래인을 개발하고 환경 차량 개발 관련 팀을 포함해 지난 2002년 연료전지 개발실로 조직 규모를 확대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의 연료전지 전문 회사인 UTC FC사와 공동으로 산타페(Santa Fe) 연료전지 자동차를 지난 2000년 11월에 개발했으며 현재 미국 CaFCP(California Fuel Cell Partnership)의 차량 시범 운행 프로그램을 진행 중에 있다.

또 미국 퀀텀(Quantum)과 공동으로 5,000psi용 압축 수소탱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차량에 적용한 바 있으며 현재는 수소 저장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 10,000psi용 고압 압축 탱크를 개발 중이다. 수소 저장 관련하여 Ni-MH 전지 개발 시 축적된 기술을 토대로 수소 저장 합금, 수소 나노 튜브와 같은 신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스택 기반 기술을 토대로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국내 최대 용량의 스택을 개발했으며 선진 업체와 대등한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또 연료전지 스택 주변 장치를 국내 업체와 공동 개발 또는 자체 개발을 통하여 25kW급 BOP(Balance of Plant)를 개발 완료하기도 했으며 (주)SK와 공동으로 막정제 방식의 수증기 개질형 메탄올 연료 변환기를 개발하고 있다.

연료전지 개발팀의 관계자는 “현대자동차는 연료전지 자동차 실용화 개발을 위해서 수백억 규모의 연구 개발비를 투자하고 있으며, 인간 자연과 자동차가 하나되는 기술, 즉 연료전지 자동차의 세상을 열기 위한 비젼을 향하여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노 연료전지 전문가 누가 있나

전문가들은 국내 연료전지 연구 수준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5∼7년의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연료전지는 대체 에너지 분야 중 가장 많은 연구비가 투입디고 있으나 한국의 투자액수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나노 연료전지 분야는 전문가가 매우 적은 편이다.

국내 연료전지 전문가로는 주택용 5kW급 고분자 연료전지 시스템 실용화 개발에 성공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김

창수 연료전지연구센터 센터장과 전력연구원(KEPRI)와 중대형 발전용 250 kW 급 MCFC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료전지 연구센터 임태훈 센터장이 첫 손에 꼽힌다.

전력연구원의 임희철 박사와 포항풍력에너지연구소의 전중환 센터장은 발전용 연료전지의 전문가로, KIST의 오인환 박사와 울산대 김준범 교수는 수송용 연료전지의 전문가로 꼽힌다.

산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 임태원 팀장, 연료전지 전문 벤처 세티의 황정태 사장, LG화학의 문고영 박사, SKC의 이종욱 박사, 삼성 종기원의 장혁 박사 등이 자동차 및 휴대용 연료전지를 연구하고 있다.

△연료전지란?

연료전지(Feul Cell)은 연료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결합시켜 전기적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가솔린 엔진의 2배 가까운 효율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환경 오염의 부담이 적고 고효율의 차세대 에너지다. 연료전지에는 전기를 축적하는 기능은 없으며 전지라기 보다는 발전장치에 더 가깝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