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대기업 분사기업 `이름 전쟁`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브랜드 이미지 힘입어 매출 급성장

 ‘브랜드를 확보하라’

 대기업에서 분사했던 기업들이 속속 자립기반을 갖추면서 그동안 사용해왔던 브랜드의 사용권을 둘러싼 마찰이 잇따르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일렉트로닉스·대우루컴즈·대우컴퓨터·이미지퀘스트 등은 최근 들어 매출이 크게 늘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으나 본래 브랜드를 소유한 모기업이 최근들어 브랜드 사용에 제동을 걸기 시작하자 대응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우일렉트로닉스(대표 김충훈)다. 지난 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 회사는 지난해 15개 해외법인 모두 흑자를 기록한 데 힘입어 매출 2조600억원에 경상이익 1000억원을 올려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으며, 오는 2010년에는 세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가 이처럼 워크아웃 기업이면서도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바로 ‘대우’라는 브랜드의 힘 덕택이다. 특히 유럽시장에는 아직도 ‘대우’하면 인정을 받을 정도로 인지도가 매우 높은 편이어서 가전제품에 ‘DAEWOO’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최근 ‘대우’ 브랜드를 사용하는데 암초를 만났다. 이 브랜드의 소유권자인 대우인터내셔널측이 사용료를 요구한 것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지난해 11월에 내년까지는 해외 매출의 0.15%, 그 이후는 0.3%를 브랜드 사용료로 지급하기로 합의했지만 앞으로 매출이 증가할 수록 사용료도 그만큼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내심 속을 태우고 있다.

 이와 함께 ‘대우’ 브랜드는 대우일렉트로닉스 뿐만 아니라 모니터 부문의 대우루컴즈, PC부문의 대우컴퓨터 등도 모두 사용하고 있어 향후 성장세에 따라 이들 업체도 브랜드 사용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삼보컴퓨터에서 지난 2001년 분사한 POS전문업체인 밸크리텍도 브랜드 확보 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이 회사는 분사 당시 향후 5년 동안 삼보컴퓨터 로고를 무료로 사용키로 했으나 5년이 되는 내년부터는 이 로고를 계속 사용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뚜렷한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이미지퀘스트도 ‘현대’라는 브랜드에 힘입어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신규 사업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TV부문에서는 현대종합상사와 브랜드 충돌을 빚고 있다.

 지난 2000년 5월 현대전자로부터 분사한 이미지퀘스트는 모니터와 주변기기에 대해서는 현대라는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반면, TV 등에 대해서는 오는 2007년까지 ‘사용권’만을 갖고 있다. TV에 대한 브랜드 사용권은 이 회사 뿐만 아니라 현대종합상사도 오는 2005년까지 사용권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똑같은 ‘HYUNDAI’ 브랜드로 TV를 수출해 해외시장에서 부딪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미지퀘스트 관계자는 “지금의 하이닉스로부터 모니터와 주변기기에 대해서는 브랜드 소유권을, 또 TV에 대해서는 사용권을 양수받아 문제가 없다”라며 “하지만 2007년 이후의 브랜드 문제는 아직 적절한 대처방안을 찾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최근들어 이처럼 브랜드 사용권과 관련한 마찰이 빈발하는 것은 분사한 시점이 오래된데다 각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면서 국내외에서 동일한 아이템으로 영역충돌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사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모기업들이 그동안은 분사한 기업들이 적자를 면치 못했기 때문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점차 흑자 기조로 돌아서면서 브랜드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라며 “앞으로 이 같은 권리행사는 양허 수준에서 벗어나 계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 봤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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