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야시 후지제록스 사장, "싸우면서 배웠다"

 ‘경쟁 기업에서 배운다.’

 후지제록스의 산증인 고바야시 요타로 회장이 30년 전 위기에서 배운 경험담을 닛케이비즈니스 2일자에 털어놨다.

 지난 1974년 오일 쇼크 당시 후지제록스는 이전 점유율 60∼70%에서 단숨에 50%대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업계 2위인 리코의 맹추격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뺏기기 일보 직전이었다.

 “점유율 60∼70%. ‘이 정도면 됐지’ 하는 안일한 마음이 전사에 퍼져 있었습니다. 영업 담당 상무였던 저도 내심 안심하고 있었죠. 그런데 한참 뒤지고 있던 리코가 저가 제품 공세 등 맹렬한 기세로 일약 경쟁업체로 부상한 게 아닙니까.”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스스로에게 물었단다. 결론은 ‘제록스 브랜드에 대해 만연해 있던 사내 자신감’ 때문이었다.

 그는 이대로 가다간 1위 자리를 뺏기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에 저가이면서도 성능이 좋고 게다가 신제품 출시도 빠르다는 리코에 대해 조사했다.

 “리코는 이미 그 당시에 전사적품질관리(TQC) 시스템을 도입했더군요. 값이 싸면서도 품질이 좋은데는 그만한 비결이 있던 거죠.”

 후지제록스는 곧바로 이 시스템 구축에 들어갔다. 도쿄대 교수들을 초빙해 전 과정을 컨설팅받게 한 것도 당시 고바야시 상무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

 “후지제록스는 경쟁업체의 장점을 중시하는 경영을 40년 가깝게 해왔습니다. 물론 이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뺏긴 적이 없습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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